2004년 총선 이후 12년만에 야권 분열된 채 총선전
두 야당, 인적쇄신·호남민심·정책 경쟁 가속화
호남민심 확보가 주도권 관건…야권연대 막판 변수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이 2일 창당을 완료함에 따라 4·13 총선은 야권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된 상태에서 새누리당과 대결하는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지게됐다.

호남과 친노(친노무현), 진보 지향 유권자들을 전통적 지지층으로 둔 야권이 양대 세력으로 분열된 채 총선에 임하는 것은 2004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맞붙은 17대 총선 이후 12년 만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야권의 적자 자리를 놓고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건곤일척의 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외형상 국민의당은 '반문(反文·반문재인)·호남 연대'의 성격를 띠고 있다.

안 의원이 먼저 탈당해 독자창당에 나서자 문재인 대표 체제에 반대하던 더민주 내부의 비주류 인사들이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하고,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 호남권 신당세력이 결합했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와 김민석 전 의원의 민주당과, 권노갑 상임고문을 필두로 한 동교동계도 결합 가능성이 크다.

현역의원은 원내교섭단체 구성(현역 의원 20명)에 3명 모자란 17명이다.

이에 반해 더민주는 문 전 대표가 물러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박영선 우윤근 전 원내대표 등이 지도부에 참여해 세력교체를 이뤘다.

당의 주축으로 평가받던 친노·86(80년대 학번·60년대생)은 한 발 물러선 양상이다.

현역의원은 109명이다.

양당 모두 총선 체제로 들어가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공천, 지역, 정책을 둘러싼 무한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민의당은 창당 추진 초기 국민적 관심을 모으며 더민주의 제 1야당 지위를 위협했지만 최근 들어 각종 악재에다 정체성 논란이 겹쳐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우선 양당 간 인적 쇄신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공천혁신', 국민의당은 '혁신적 공천'을 표방하고 있어 얼마나 과감한 현역 의원 물갈이가 이뤄질지 지켜볼 부분이다.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한 외부인사의 '새 피 수혈'도 관전 포인트다.

더민주는 현재까지 20명의 외부인사 영입에 성공하며 나름대로 신진인사 등용 면에서 성과를 낸 상태지만, 창당과정에 기성정치권 인사 세 규합에 치중해온 국민의당은 아직 이렇다할 '대어'는 없으나 창당 이후 거물급 인사 영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책 경쟁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쟁점법안 처리 등 현안을 놓고 양보없는 평행선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트' 역을 자처하며 제3당의 역할을 보여줌으로써 양당체제에 비판적인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더민주는 '경제민주화를 포함한 포괄적 성장', '더많은 민주주의'를 총선의 핵심 화두로 던지고, 국민의당은 '다당제 정착', '격차해소', '공정성장'을 전면에 내거는 등 의제 선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의 민심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두 야당간 주도권 경쟁의 최대 관건 중 하나로 꼽힌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의원의 탈당 초기만해도 호남 지지율 1위에 오르며 승승장구했지만 최근 들어 호남에서 더민주가 국민의당을 앞선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는 등 양당의 호남민심 쟁탈전은 격화될 조짐이다.

야권연대 역시 변수다.

안 의원은 후보단일화 등 야권연대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더민주는 물론 국민의당에서도 부분적 연대 불가피론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호남 경쟁, 수도권 연대론'이다.

더민주 이용섭 정책공약단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호남에서는 국민의당과 선의의 경쟁을 벌여 유권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이외 지역에서는 후보단일화를 통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주면 안 된다"며 '경쟁과 연대' 투 트랙론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김성식 전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선거연대와 같은 인위적인 일에 매달리면 새누리당은 새누리당대로 그 표가 결집하게 돼서 좋은 성과를 못 거둔다는 것이 19대 총선 때 경험 아니냐"고 말해 다른 입장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조성흠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