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상정 거부한 정의화 의장 "권력구조 개혁" 돌연 개헌 주장
정의화 국회의장(사진)이 연일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권성동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을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이지만 정 의장은 국회법상 신속처리 안건(패스트 트랙) 지정 요건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에서 과반 요구로 완화하는 내용의 자체 중재안으로 맞서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을 둘러싼 새누리당과 정 의장 간 대립은 ‘보은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의장의 국민의당 행 루머를 거론하며 “오보이길 바란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의화가 잘나서 국회의장이 된 게 아니라 새누리당 후보로 은혜를 입어서 된 것이라 생각한다. 배은망덕한 짓 하지 않는다”고 불쾌함을 털어놨다.

정 의장은 이날 개헌론 주장도 내놨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이 주최한 IMI 조찬경연에서 “20대 국회는 현재의 권력구조를 개혁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담아낼 수 있는 중대선거구제나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같은 선거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든 게 스톱되고 발목 잡히고 나라가 한 치 앞을 못 보는 상황에서 개헌이란 건 입에 떨어지지 않는 얘기”라고 선을 그은 지 불과 열흘 만에 개헌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