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TK 정체되면 판도에 악영향" vs 비박 "인위적 물갈이 결코 안돼"
대구선 '靑참모 출신 vs 관료출신 현역' 구도로 공천장 경쟁 치열
연말 최경환 당 복귀 계기로 물갈이론 거세질 듯


새누리당이 공천룰을 둘러싼 내전 조짐을 다시 보이며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역사교과서 분쟁으로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사의표명과 대구 출마설이 한동안 잠잠했던 내년 4·13 총선의 물갈이 파문을 다시 일으켰기 때문이다.

대구는 거의 친박(친 박근혜)계의 '골드 러시'가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 말 "배신의 정치"라고 일갈한 후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승민 의원이나 그와 가까운 의원이 주 타깃이 되는 분위기다.

특히 청와대나 '진성' 친박계는 이 지역에 포진한 관료 출신 의원들이 정권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며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불만감도 강하다.

그래서 이들은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의중)을 내세운다.

정 장관 출마가 예상되는 대구 동갑은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류성걸 의원의 지역이다.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출마를 검토중인 대구 서구는 대구시 공무원 출신의 김상훈 의원이, 곽상도 전 민정수석은 달성군수를 지낸 이종진 의원이 있는 대구 달성 출마가 점쳐진다.

안심번호 여론조사 경선을 찬성했던 권은희(대구 북갑) 의원 지역에는 전광삼 전 춘추관장이 뛰고 있고, 국토부 차관을 지낸 김희국(대구 중·남구) 의원 지역에는 이인선 전 경북경제부지사가 거론된다.

당의 정치적 안방인 TK부터 전략공천을 통해 총선에서 현 정부 국정 철학을 실천할 인물을 앞세워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이를 수도권까지 밀어 올려야 한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대구·경북(TK) 지역의 한 친박계 출마 예상자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총선 당시 경북 8곳에서 여론조사 경선을 했는데 정치 신인이 당선된 후보가 딱 한 명이 바로 심학봉(구미갑) 전 의원"이라면서 "여론조사 경선은 현역 재공천을 의미하며, TK가 정체되면 전체 판도에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반면 당직을 장악한 비박계는 전략공천은 어림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 의원은 "상향식 공천을 하자는 이유가 바로 권력자로부터 공천권을 떼어내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라면서 "인위적인 물갈이를 하겠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선거구획정 논의가 어느 정도 되면 공천룰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3일 선거구획정안의 국회 처리 시한을 앞두고 여야 지도부까지 나설 예정이어서 이달 중·하순이면 공천룰에 대한 힘겨루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당 복귀가 내달 이뤄지면 친박 대 비박의 공천룰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에서는 최 경제부총리가 청와대와 교감을 통해 TK 물갈이를 현실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