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김부겸 '달구벌 빅매치'에 유승민 공천여부 관심사
PK, 野 문재인 부산배수진?…김무성 정의화 유기준 지역구조정 주목


영남지역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다는 점에서 본선보다도 새누리당 공천을 누가 거머쥐느냐라는 예선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 방문 때 대구 출신 의원들은 초청하지 않고 이 지역에 연고가 있는 청와대 비서진을 동행한 것을 계기로 TK(대구·경북) 물갈이설이 나오고 있어 얼마나 현실화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PK(부산·경남·울산)지역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가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등에게 부산 출마를 요구함에 따라 이같은 '배수진 전략'이 여당의 아성인 이 지역에서 야당 교두보를 유지·확대하는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영남권 지역구 의석수는 67석(TK 27, PK 40석)으로 이 가운데 새누리당이 무려 63석을 차지하고 있다.

TK의 경우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27석(대구 12, 경북 15석)을 모두 휩쓸었다.

최근 성폭행 논란으로 국회 윤리위에 회부된 심학봉 의원(경북 구미갑)이 탈당해 여전히 26석이 새누리당 차지다.

대구에서는 수성갑과 동을의 공천여부가 최고관심대상이다.

수성갑은 친박계 이한구(4선)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낙향해 조직위원장을 거머쥐면서 '지역주의 청산'을 내세우며 고군분투해온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과의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두 사람은 운동권 선후배 사이인데다가 수도권에 정치기반을 두고 활동하다가 나란히 낙향했고, 각각 여야의 차기 대선주자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어 선거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의 경우 19대 총선 때 야당의 불모지인 이 곳에서 40% 가까운 득표하며 선전했고 그동안 대구시장 선거출마 등을 통해 지역기반을 넓혀왔다는 점에서 지역구도를 뛰어넘어 '영남의 이정현 신화'를 일궈낼지 관심을 끌고 있다.

동을은 여당에서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가 초미의 관심이다.

이 지역에서 유 의원의 지지기반은 탄탄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원내대표 시절 공무원연금개혁 및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논란 때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비쳤던 게 부담이다.

일각에선 유 의원이 낙천할 경우 무소속 출마하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구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청와대 참모들이 몇 명이나 나서 이른바 TK 의원 물갈이를 통해 '박근혜 호위부대'를 형성할지도 주목된다.

전광삼 전 춘추관장이 북갑 출마를 준비하는 가운데 안종범 경제수석비서관, 신동철 정무비서관,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 지난 7일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을 수행했던 '4인방'의 출마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지역에선 이들 4인방이 각각 서, 중·남, 달서갑, 달성에서 현역인 김상훈, 김희국, 홍지만, 이종진 의원과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돈다.

경북은 일부 전·현직 의원의 '리턴 매치'를 제외하면 눈에 띌 만한 맞대결이 예상되는 지역구가 없다.

그보다는 현재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마련 중인 선거구 획정안이 이 지역의 최대 이슈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인구 하한에 미달해 통폐합 대상인 선거구는 영천, 영주, 군위·의성·청송, 문경·예천, 상주 등 5곳이다.

인구 상한선 초과는 분구 대상은 최경환 의원의 경산·청도뿐이다.

따라서 청도를 떼어내 영천에 붙일 경우 김재원 의원(군위·의성·청송)과 김종태 의원(상주)이, 이한성 의원(문경·예천)과 장윤석 의원(영주)이 합쳐진 지역구를 놓고 혈투를 벌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PK는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이 17대와 18대 총선에서 41석 중 34석과 37석(친박연대·무소속 포함), 19대 총선에서 40석 중 37석을 차지해 여당의 아성으로 분류된다.

다만, 19대 총선에서 새정치연합 문재인(부산 사상), 조경태(부산 사하을), 민홍철(경남 김해갑) 의원이 당선돼 PK 공략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새정치연합 혁신위는 내년 총선 승리 및 PK지역 교두보 확대를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문 대표에게 부산 출마를 재고할 것과 부산 출신인 안철수 전 대표에게 '살신성인'을 요구하며 부산 출마를 사실상 요구해 과연 출마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야당의 배수진 전략이 현실화될 경우 PK지역 공략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워낙 '친새누리당 정서'가 강해 정작 두 사람의 생환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고민이다.

문 의원이 부산 출마를 결심할 경우 출마 지역도 관심이다.

일각에선 김무성 대표가 출마하는 부산 영도에 나가 '진검 승부'를 벌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문 대표가 현 지역구인 사상에 출마할 경우 이 지역에서 '권토중래'를 노리는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의 한판승부 성사 여부가 또다른 관심사다.

하지만 사상 지역구에선 이미 문 대표의 측근인 비례대표 배재정 의원이 문 대표의 불출마를 예상하고 출마를 준비해왔던 만큼 최종 교통정리가 주목된다.

안 의원도 혁신위의 '열세지역 출마'에 대해 사실상 거부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상황전개에 따라 출마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경남에선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김해을에서 이 지역 조직위원장을 물려받은 씨름선수 출신 이만기 인제대 교수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새정치연합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의 샅바싸움이 관심을 끈다.

마산합포 지역구의 경우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주영 의원의 5선 도전에 옛 친이(친이명박)계인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맞설 가능성도 있어 친박·친이계의 대결도 주목된다.

진주갑의 경우 박대출 의원과 최구식 경남부지사의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고교 선후배이자 언론계 출신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홍준표 경남도지사와의 관계로 인해 '친홍 대 반홍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PK는 선거구 획정의 영향이 TK보다 상대적으로 덜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거물급' 정치인의 지역구가 조정이 주목된다.

새누리당 대표인 5선의 김무성 의원, 국회의장인 5선의 정의화 의원,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3선의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 중·동, 서구 3곳이 모두 인구 하한선을 밑돌아 어떤 식으로 재편될지 관심사다.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세 정치거물의 정치적 명운도 결정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