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무위원, 참모들과 얘기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무위원, 참모들과 얘기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정 3년차인 올해는 경제활력을 되찾고 국가혁신을 위해 국력을 결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신년 구상을 밝힌 담화문의 3분의 2 이상을 경제 활성화 분야에 할애하고 ‘경제’라는 단어를 가장 많은 42차례나 언급했다.

[朴대통령 신년회견] "경제활력 되찾을 절호의 기회…노동개혁, 선택 아니라 생존 전략"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대전환기에 놓여있고 각국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과거부터 누적된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꿔 체질을 혁신하지 못한다면 경쟁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현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1년 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 이 같은 도전과 위기를 넘어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방만한 공공부문 및 시장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는 ‘기초가 튼튼한 경제’ △창조경제를 기반으로 한 ‘역동적 혁신경제’ △성장의 과실이 국민에게 돌아가는 ‘내수·수출 균형경제’ 등 세 가지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3개년 계획 1년차였던 지난해 핵심과제를 추진해 경제성장률이 4년 만에 세계 성장률을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3개년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달러로 나아가는 경제로 바뀌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강력한 구조개혁을 예고했다. “지난해 성과에도 경기 회복의 온기가 국민 실생활까지 고루 퍼져나가지 못한 이유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며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부문을 중심으로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朴대통령 신년회견] "경제활력 되찾을 절호의 기회…노동개혁, 선택 아니라 생존 전략"
이어 분야별로 조목조목 구조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언급한 것은 공공부문 개혁이었다. 박 대통령은 “공공부문 개혁은 모든 개혁의 시작”이라며 “불필요하거나 중복된 기능을 과감히 통폐합하는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를 추진해 다른 부문 개혁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주택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비롯해 문화·예술, 농림·수산 등 부문의 공공기관 기능을 조정해 재편할 계획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의지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을 이대로 방치하면 국민 1인당 945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빚을 다음 세대에 떠넘기게 될 것”이라며 여야가 합의한 4월까지 반드시 처리해주길 요청했다. 다만 사학연금과 군인연금 개혁에 대해선 “관련 기관이나 전문가들이 하나하나 차분차분하게 검토해 나갈 추후의 일이라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노동시장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라고 못 박았다. 박 대통령은 “비정규직 차별화로 대표되는 고질적인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질 좋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는 어렵다”며 “무엇보다도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차별이 없어져야 하고, 사회안전망의 보호와 고용 안정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달 노·사·정의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합의로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하다는 희망의 씨앗을 보았다”며 “노사가 상생의 정신으로 3월까지는 반드시 노동시장 구조개혁 종합대책을 도출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금융 규제도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혁파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액티브X와 같은 낡은 규제에 안주한 결과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구는 폭발적으로 느는 데 해외 소비자의 국내 역직구는 걸음마 수준”이라며 “규제를 완화해 역직구를 활성화하면 수출 못지 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해 “창조경제를 전국, 전 산업으로 확산시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본격 추진, 스마트공장 확산 등 공정 혁신과 사물인터넷 등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균형 잡힌 내수와 수출로 경제에 온기가 돌게 하는 정책을 부지런히 하면 (올해 경제가) 3.8%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며 “정부 혼자 뛰어선 안 되고 다 함께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