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엿새 만인 28일 전격 사퇴하면서 정홍원 국무총리의 '어정쩡한' 총리직 수행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자신의 사의 표명을 수락하면서도 사표 수리를 사고 수습을 마치는 시점으로 못을 박으면서 '시한부 총리'로 활동을 해왔다.

또 지난 22일 박 대통령이 안대희 전 대법관을 후임 총리 후보로 지명하면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세월호 사고 수습이 진행되고 있고 국정의 공백도 없도록 하기 위해 신임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안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 통과를 기다려야 했다.

정 총리는 그동안 격주 화요일 국무회의, 매주 목요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거나 세월호 사고 현장을 방문해 수습을 지휘하는 등 최소한의 임무를 수행해왔다.

정 총리는 전날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사고 수습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진도로 내려가기도 했다.

정 총리는 또 기념식이나 행사 개막식 등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등의 총리 역할은 모두 취소한 채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날 안 후보자의 전격 사퇴로 정 총리가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시기는 더욱 늦춰지게 됐다.

박 대통령이 다시 새로운 총리 후보를 물색해 지명하고, 임명할 때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 총리 후보는 비정상의 정상화, 부정부패 척결, 공직사회 개혁 등 막중한 임무를 띤 '책임총리'에 부합한 인물이어야 하기 때문에 물색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후보 지명 이후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 국회 인사청문회 등 정해진 절차를 마치는데도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정 총리의 사의 표명 이후 안 후보자를 물색, 지명하기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린데다 인사청문회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정 총리가 앞으로 두 달 정도를 더 '시한부 총리'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계산하면 정 총리는 사표를 제출하고 거의 3개월 정도를 근무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