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훈 기자 nice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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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문제 삼고, 또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봅니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사진)은 지난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으로 일고 있는 청년들의 사회참여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대자보 열풍은) 청년들이 시작했지만 그 인화성 물질이 청년 아젠다가 아니라는 것이 큰 문제”라며 “청년들의 고단한 삶과 철도 민영화 문제를 연결시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 세대의 문제를 논리적이고 좀 더 구체적으로 국한시켜 축소된 규모의 사회적 운동을 벌여나갈 것인지, 아니면 우글우글 대중을 모아 방향성이 불분명한 불만을 표출할 것인지 선택할 때”라며 “기성세대가 던진 (철도 민영화 같은) 떡밥에만 반응하게 되면 ‘청년들은 그냥 선동에 약한 존재’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이 2011년 12월 발탁한 이 전 비대위원은 지난해 5월까지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일하면서 ‘박근혜 키즈’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 전 비대위원은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과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 스타일 측면에서) 별로 다른 점이 없는 것 같다”며 “전시의 리더십이 뛰어난 분이란 건 이미 드러난 만큼 앞으론 좀 더 세련된 평시의 리더십을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대선 1주년 평가에 대해선 “비(非)정상의 정상화 과정이라는 좀 더 큰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컨대 반값 등록금의 경우 정책 수립 당시 대학의 내실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성급하게 시행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부실대학 평가 및 정리 사업은 지금 실제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특징에 대해선 ‘관료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창조경제와 관련,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해 정작 관(官)이 해야 할 규제 완화 같은 것을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 전 비대위원은 또 “양질의 일자리를 적게 만들든지, 저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렇게 약속했던 것과 다른 현실 상황에 대해 누군가는 앞장서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새누리당 당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그는 당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놨다. “지금의 새누리당은 그저 민주당보다 잘 하는 게 목표인 것 같다”며 “정쟁엔 개입하지 않고 정책만 챙기겠다는 패기 없는 의원들도 많은 데 이는 당에도 또 국가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선 불복 논란에 대해선 “박빙의 선거에서 이긴 것에 대한 비용으로 인식하고 통 크게 나가야 한다”고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이어 그는 “야당도 선거 결과를 뒤집겠다는 의도는 아닌 것 같고, 여당도 그런 위기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서로 이해관계가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양당 모두 진심으로 믿지 않는 것에 왜 전력을 투입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