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원부자재 반출엔 '南 조속히vs北 불필요한 반출 없어야'
설비점검도 '南 신변안전·통신선 복구 우선vs北 최우선 논의'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해 남북 양측이 머리를 맞댔지만 뚜렷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어 쉽지 않은 실무회담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남측은 가동중단 사태가 재발해 입주기업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다시 생겨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재발방지를 명확히 하고 발전적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측은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가동에 초점을 맞추고 모든 의제를 재가동과 연결하는 모양새다.

◇남북 '우선 논의대상' 다른 생각 =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개성공단 가동중단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재발방지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이나 입주기업의 방북과 시설 점검 등 다른 의제도 재발방지를 약속한 토대 위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개성공단 가동 중단사태에 근원적 처방을 마련하지 않으면 피해가 재발할 수 있는 만큼 공단 재가동에 앞서 이를 분명히 하겠다는 셈이다.

그러나 북측은 개성공단의 장마철 피해대책과 기업의 설비점검문제를 최우선으로 협의하자고 요구했다.

입주기업의 생산시설이 장기간 가동중단과 장마철 습기 등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이를 점검하고 곧바로 재가동에 들어가자는 입장인 셈이다.

북측이 지난 4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하고 실무회담 개최를 논의하면서 회담장소로 개성공단을 요구하고 기업인의 동행을 주장한 것도 조기 재가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측은 이번 실무회담 기조발언에서 "시설을 조속히 원상복구하고 가동할 수 있는 공장부터 운영에 들어가자"는 견해를 밝혔다.

◇완제품·원부자재 반출도 시각차 =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완제품과 원부자재의 조속한 반출문제를 제기했다.

입주기업들의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공단 가동중단 이전에 생산했던 제품과 물자생산을 위해 공단에 보관 중인 원부자재를 남쪽으로 가져와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또 남측은 원부자재 반출을 위해 남측의 인원과 차량이 개성공단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입출경을 위한 통신선 복구와 통행의 보장을 요구했다.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의 도화선이 됐던 통행금지와 통신선 단절 조치를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북측은 완제품 반출부터 허용하겠다는 태도다.

이미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은 남쪽으로 가져가도 되겠지만, 원부자재 반출은 재가동을 염두에 두고 불필요하게 반출하는 일은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측은 남측이 원부자재를 반출하려는 것에 대해 개성공단 폐쇄 수순을 밟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기업들의 생산에 필요한 물자를 모두 가져가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북 간극 좁힐까 = 기조발언을 보면 남북 양측이 생각하는 개성공단 재가동 방법과 시기 등에서 간극이 매우 커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남측은 근원적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북측은 일단 재가동부터 하고 보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단 쉬운 것부터 풀어나가면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완제품 반출과 시설점검의 필요성에는 남북 양측 모두 공감대를 가진 만큼 이 부분에 합의를 먼저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입주기업들은 오는 9일 30명으로 구성된 시설점검팀의 방북을 통일부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방북과 완제품 반출을 먼저 추진해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발방지와 관련해서는 남북간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한 만큼 추가 회담을 통해 합의서 등을 마련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은 북측의 관련기관에서 유감 표명을 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남북한의 생각이 다르기는 하지만 쉬운 것부터 풀면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차기 회담 일정을 잡고 어려운 문제는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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