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료 지불 모범사례"…"정부, 소프트웨어 구매해야"
늑장출발 미래부ㆍ방통위에 "총알같은 속도로 업무 임해달라"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요즘 한창 뜨고 있는 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 '젠틀맨'을 입에 올렸다.

박 대통령은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보고에 앞서 "고용없는 성장이라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창조경제를 통한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모든 산업의 부가가치를 결정짓는 핵심이 되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산업 육성에 더욱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산업 육성'을 언급하면서 뮤직비디오 '젠틀맨'에 나오는 '시건방 춤'을 예로 들었다.

박 대통령은 "가수 싸이의 '젠틀맨'이라는 뮤직비디오가 발표 80시간 만에, 1억 뷰라는 대기록을 세웠다고 한다"며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시건방 춤'에 대해 최초의 안무가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했다는 기사를 봤다"며 자연스럽게 화제를 이끌었다.

그러면서 "관행적으로 춤을 살짝만 바꾸면 저작권료를 안 내도 되는 환경에서 이렇게 남의 창의력을 인정하는 자세야말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부터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는데 솔선수범해야 되고, 소프트웨어 유지관리비를 제대로 지급하는 것에서도 솔선수범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상용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해서 국가기관을 통해 공동 사용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축소시키는 것인만큼, 이런 것들은 구매해서 자꾸 키워줘야 된다"고 덧붙였다.

업무보고에선 개그콘서트를 만든 서수민 KBS 피디도 발언자로 나섰다.

서 피디는 "높은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다양한 개그맨들의 개성이 돋보이는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콘텐츠에 있다"며 "창조경제를 위한 정책도 '개콘'처럼 다양한데서 국민의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어떻게 개그콘서트가 14년 동안 국민의 사랑을 받을수 있었는지 비결을 알수 있었다"면서 "우리 사회도 개개인의 창의성이 잘 발휘될 수 있으려면 실패해도 몇 번이고 도전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되고 정부도 이런 방향으로 시스템을 갖추는 데 주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젊은 청년들의 도전정신이야말로 창조경제를 꽃 피우는데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총알'이란 단어도 사용했다.

박 대통령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란 말이 있는데, 끝의 탄식할 탄(歎)자를 탄환 탄(彈)자로 바꿔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늦었다고 탄식할 것이 아니라 총알 같은 속도로 열심히 업무에 임해 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으로 출범 자체가 늦어진데다 수장 또한 국회 인사청문 과정을 통과하지 못해 새 정부 출범 52일째인 지난 17일에야 '지각 임명'된 만큼, '잃어버린 시간'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총알처럼 '빠르게' 일해달라는 당부인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