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걸리거나 파도 압력으로 해상서 폭발 가능성

최근 인천 강화도 일대에서 목함지뢰가 발견된 데 이어 서해북부해역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도 목함지뢰 추정 물체가 잇따라 포착돼 서해 5도 어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조류를 따라 연평도, 우도, 강화도 등 서해 5도 인근 해역으로 떠내려 올 경우 조업 중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7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군은 지난 6일 경계작전 중 NLL 부근 한강하구와 서북해역 일대 해상에서 목함지뢰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표류하는 것을 식별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에도 탐색 작전을 벌인 군이 교동도(8발), 석모도(3발), 황산도(3발) 등 강화군 일대 부속 도서에서 북한 목함지뢰 16발을 수거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의 한 관계자는 "조류의 흐름을 고려할 때 연평도, 우도, 강화도, 영종도 등 서해 북부도서와 해안 일대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렇게 떠내려 온 목함지뢰가 조업 중인 우리 어선의 그물에 걸리는 경우다.

나무상자 안에 200g의 폭약과 기폭 장치가 들어있는 목함지뢰는 상자를 열거나 일정한 압력을 가하면 폭발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물에 걸릴 경우 폭발해 어선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목함지뢰가 떠내려 올 가능성이 제기되자 서해 5도 인근 지역 어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금어기가 끝난 뒤 본격적인 꽃게 조업이 시작돼 어선 수도 크게 는 상황이다.

자망 어선으로 광어와 우럭 등을 잡고 있는 연평도 어민 김명애(46·여)씨는 "목함지뢰가 떠내려 온다고 해도 생계 수단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연평도에 사는 동안 항상 불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화도 선두리의 한 어민도 "이번 주말에 비가 온다는 하던데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는 북한에서 목함지뢰가 떠내려 오지 않을까 항상 불안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군이 수색해 수거를 한다고 해도 전부 찾아내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조심해서 조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해병대 연평부대는 이날부터 다음 주까지 연평도 일대 전체 해안에서 수색을 실시할 예정이며 연평어촌계와 연계해 어민들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 경고문을 부착하고 '여객선 선상 가판에 나와 돌아다니지 말 것'을 당부하는 안내방송도 내보내도록 유도하고 있다.

해병대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목함지뢰가 바닷물 속에서 폭발한 사례는 없지만 파도에 의해 충격을 받거나 그물에 걸릴 경우 폭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어선 운항 시 속도를 줄이고 해상에서 목함지뢰를 발견할 경우 즉시 군 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