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무처 "사찰·감청 관련없는 보안 프로그램"

국회 사무처에서 배포한 프로그램에 실시간으로 일부 정보를 감청할 수 있는 기능이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5월 국회사무처가 국회의원과 보좌관의 컴퓨터에 일괄 배포해 설치한 보안프로그램인 `트로이컷(Trojancut)'은 사용자가 주고받는 메일과 메신저를 감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용자가 설치 여부와 동작 사실을 알 수 없고 삭제도 불가능한 이 프로그램은 노조원 감시를 위해 MBC 사측이 설치한 것과 같은 것이라고 의원실은 설명했다.

또 이 프로그램이 설치된 시점이 국회사무처가 발주한 `국회보안관제 노후장비교체사업'의 입찰 마감일인 지난 6월11일보다 훨씬 이른 것도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철저히 은폐된 이 프로그램의 설치는 국회의원에 대한 사찰"이라며 "국회 사무처는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된 경위와 사업추진과정의 모든 자료를 명백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사무처는 `트로이컷'이 설치된 사실은 인정하면서 "해킹에 의한 자료유출 차단 기능만 도입했을 뿐, 사찰이나 감청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설치 시기에 대해서도 "19대 국회 개원을 앞둔 지난 5월에 초선의원들에게 지급할 일부 PC를 새로 장만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설치했기 때문에 빚어진 오해"라며 "지난해 11월 정상적인 입찰과정을 통해 `트로이컷'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