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을은 야권연대의 시험대다. 이곳은 민주통합당의 안방으로 꼽힌다. 민주당 고문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13대부터 17대까지 내리 5선을 한 곳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38 대 7로 서울을 석권했음에도 민주당은 이곳에선 이겼다. 그만큼 야권의 집안 싸움이 치열하다.

민선 2, 3기 구청장을 지낸 뒤 18대 금배지를 단 민주당 소속 김희철 현 의원(65)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43)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표밭을 다져 왔다. 여기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정태호 혁신과통합 기획위원(49)도 가세했다. 권미성 남서울대 교양학부 강사(46·여)도 민주당 공천 신청자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간 야권연대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관악을이 야당 후보 간 경선이 아닌 협상 후보지로 남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진보당은 야권연대 차원에서 경선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진보당은 지난 19일 협상테이블에서 이 지역을 양보해 줄 것을 민주당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 문제 없는 현역 의원에게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김강산 전 서울시당 부위원장(44)과 오신환 전 서울시 의원(41), 현진호 전 상지학원 이사장(55)이 공천을 신청했다. 전통적으로 여권 열세 지역이지만 야권표가 분산되면 의외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허란/도병욱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