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ㆍ곡물 `양호' VS 원유ㆍ비료는 `심각'

2012년 4월까지 경제강국을 건설한다는 북한의 목표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7월 내놓은 `북한의 딜레마, 경제강국 건설과 시장경제' 보고서에서 2008년을 기준으로 한 분야별 목표 이행 정도를 제시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곡물(78.55%), 발전량(87.42%) 등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60%를 넘지 못했다.

다른 분야는 석탄 57.9%, 철광석 51.6%, 시멘트 54.5%, 수산물 35.0%, 강철 21.5% 등으로 매우 저조했다.

특히 화섬, 원유 도입량, 비료는 각각 17.0%, 16.7%, 13.6% 등으로 10% 벽조차 넘지 못했다.

따라서 생산 역량이 역대 최고였던 1980년대 후반 수준을 내년 4월까지 넘어선다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009년, 2010년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점도 이런 비관론의 근거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지 꼭 100년이 되는 2012년 4월15일까지 경제강국 건설을 위해 달성해야 할 목표를 과거 최고 생산수준으로 정의했다.

강철, 석탄, 전력, 알곡, 비료, 시멘트 등 각 부분의 생산지표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1980년대 후반이다.

보고서는 목표 실패의 최대 요인으로 군수 부문 우선 원칙과 화폐교환 조치를 꼽았다.

군수 부문의 우선 원칙 탓에 경공업과 농업에 대한 자원 배분이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화폐교환 조치 이후 발생한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비외화 보유계층에서 외화 보유계층으로, 시장경제부문에서 비시장경제 부문으로 소득이전을 불러 북한사회의 양극화를 확대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8년 12월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에 대한 현지 지도를 통해 사회주의경제 강국건설을 본격화했다.

배종렬 수출입은행 연구원은 "이미 최고 수준을 넘어선 무역과 목표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는 전력 부문 등을 제외하고 최고 생산 수준의 달성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