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 공천개혁안 공개땐 `물갈이 논쟁'도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한나라당발(發) 쇄신 바람이 청와대를 겨냥할 전망이다.

대안 부재론 및 당내 역학구도 때문에 `홍준표 체제'의 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혁신의 우선순위를 꼽자면 청와대가 1순위가 될 것이라는 게 쇄신그룹 의원들의 대체적 견해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 변화, 인적 쇄신, 정책 변화 등의 3대 과제를 꼽으면서 "새롭게 태어나는 각오를 보여주는 정치 변화가 필요하며, 그 중심은 청와대"라고 밝혔다.

그는 `유체이탈 화법', `예스맨의 행태' 등 청와대를 향한 시중의 비판론을 거침없이 소개한 뒤 "청와대가 개편ㆍ개혁에 대한 강도 높은 요구에 부닥칠 것"이라며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서도 더는 예의를 지키고 배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당내 `혁신 8인방'에 속한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혁신론의 신호탄은 청와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어청수 전 경찰청장의 청와대 경호처장 임명이 고리가 될 전망이다.

이들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잇따른 인사 실패가 현재의 여권 위기와 직결됐다는 판단이다.

정두언 의원은 어 경호처장 임명에 대해 "문책받은 사람을 다시 쓰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것"이라며 "인사에 있어 대통령이 문제가 많았던 게 사실이며, 앞으로 그렇게 안해야 하는 데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원희룡 최고위원, 정태근 의원 등이 어 경호처장 임명을 거세게 비판한 바 있다.

여기에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로 정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10월 중 처리'라는 강경 입장만 고수한 채 리더십을 보이지 않는데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청와대가 민심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줄 때 당도 `국가적으로 FTA가 필요하니 처리하자'고 호흡을 맞출 수 있는데, 그렇게 안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의 서청원 전 대표는 지난 29일 양평 용문산에서 열린 `청산회 가을산행'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을 더이상 망가뜨리지 말고 국민과 한나라당에 사죄한 뒤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대통령의 `탈당'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청와대의 강도높은 변화를 촉구하는 한나라당 쇄신그룹 조차 이 대통령의 탈당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의 쇄신ㆍ혁신 움직임은 인적 쇄신 및 공천 개혁, 정책 개혁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당 내에서는 `새 피 수혈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여의도연구소가 그동안 마련해온 공천개혁안이 이르면 금주 중 지도부에 보고될 계획이어서 `물갈이 논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