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당 재선 의원은 최근 매일같이 보좌진을 당 원내대표실로 보내고 있다.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에 자신이 포함되는지 여부를 탐색하기 위해서다. 다음 주 본격적으로 활동할 10명 남짓의 계수소위 위원들은 내년 예산안을 최종 마무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 보좌진은 10일 "지역 예산을 따려면 뭐니뭐니 해도 계수소위에 들어가는 게 최선"이라며 "소위 명단 확인이 수능 성적 보는 것처럼 떨릴 정도"라고 귀띔했다.

계수조정소위에 들어가려는 의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의원회관에서는 벌써부터 '누구 누구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당 지도부와 김광림 예결특위 간사 등을 만나거나 전화로 참여의 뜻을 밝힌 의원이 숱하다.

A의원은 지난달부터 안상수 원내대표 등을 여러 차례 찾아갔다. 지역구 현안 사업들을 설명하고,자신을 소위에 포함시켜달라고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지역의 B의원도 소위를 희망해 두 의원이 '긴급 회동'까지 가졌다는 후문이다. B의원 측은 "같은 지역에서 경쟁하면 득보다 실이 많아 눈치 싸움 중"이라고 밝혔다.

영남의 또 다른 의원은 '지난해 다른 의원에게 소위를 양보했다'는 점을 지도부에 어필하고 있다. 친박계(친 박근혜)인 만큼 '계파 안배' 차원에서 올해는 잔뜩 기대하고 있다.

호남 출신의 한 의원은 지역 배려 차원에서 소위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종시와 혁신도시 등 현안이 걸린 충청과 강원 의원들도 '이번엔 내 차례'라고 나서고 있다.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는 "예결특위 부별심사가 끝나는 16일부터 계수소위를 가동할 예정"이라며 "지역과 능력,계파 등을 고려해 다음 주 초 소위 구성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