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 배경 관련 `주목'

북한이 화폐개혁을 단행한 시점에 맞춰 북한의 대표적 경제잡지인 계간 `경제연구' 최근호(2009.3호)가 화폐숭배 사상을 극복하는 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끈다.

이 잡지는 "화폐유통의 계획화, 조직화 사업 자체도 낡은 화폐숭배주의 사상의 잔재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하는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며 "돈만 아는 낡은 사상을 없애기 위한 투쟁이 오랜 기간에 걸치는 꾸준한 정치사상 교양사업과 함께 올바른 경제조직 사업에 의해 뒷받침될 때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연구'의 이 같은 주장은 북한의 이번 화폐개혁이 사적 경제활동을 통한 황금만능주의적 경향을 없애기 위한 조치임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잡지는 또 "사회주의 사회에서 화폐이용 문제는 돈을 쓰는 당사자인 사람들이 돈에 대해 어떤 관점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에 의해 달라지게 된다"며 "돈을 쓰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화폐를 우상화하는 낡은 사상이 남아있어서는 화폐의 역할을 과대평가해 그것에 만능의 힘을 부여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잡지는 이어 "돈에 대한 낡은 관점을 없애야 화폐를 사회주의적 요구에 맞게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화폐유통을 이용하는 사업은 언제나 돈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과 입장을 바로잡는데 도움이 되도록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연구'는 "경제발전의 일정한 단계에서 발생했다가 일정한 시점에 가서는 소멸될 운명을 지닌 경제적 공간"으로 화폐를 규정한 뒤 "그것을 사회주의 사회의 특성에 맞게 이용하려면 계획경제의 요구에 복종되게 이용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이용방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잡지는 "사회주의 사회에서 화폐는 경제에 대한 국가의 중앙집권적 지도관리의 수단인 만큼 그 사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통제적 공간으로서 역할하게 된다"며 "이와 관련해 제기되는 것의 하나가 사회주의 경제법칙의 요구대로 화폐유통에 대한 계획화 사업을 끊임없이 완성해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