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조속재개" 기대.."섣부른 기대 금물"
美측, 막판 보안유지하다 방한 직전 통보

정부는 19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다음달 8일 방북이 공식 발표되자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기대한다"며 환영의사를 표했다.

정부는 그러면서도 북한이 6자회담의 틀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담판'을 시도할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이번 대화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설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는 분위기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북 대화가 잘 돼서 빨리 6자회담이 조속히 개최되기를 희망한다"고 논평했다.

정부의 핵심 당국자는 "이번 방북이 북한이 6자회담으로 돌아오는 계기가 되기를 한.미 양국 모두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에 한.미 정상이 그랜드 바겐에 완전한 의견일치를 봄으로써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북.미 대화국면의 조성으로 북핵 교착국면에 돌파구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이번 대화가 양자간 직접협상이 아니라 6자회담의 조속 재개를 위한 견인차의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양자를 끌고 가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쓸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은 과거와 달리 끌려가면서 응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로서는 미.북대화에서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미국측으로부터 보즈워스의 방북 일정을 하루 이틀 전에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태영 대변인은 "정확한 통보시점은 말할 수 없지만 어제 그제 정도에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8월과 9월 빌 클린턴 전대통령의 방북과 북한의 보즈워스 특사 초청사실이 잇따라 사전에 '리크'(leak)되자 이에 신경이 곤두선 미국 측이 막판까지 보안을 유지하다 방한 하루전쯤에야 이를 한국측에 통보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과시하고 북한에 대한 압박 효과를 높이려는 차원에서 당초 발표일정을 앞당겨 서울에서 직접 발표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당초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 금주말께 방북 일정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한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은 방북 날짜만 발표했고 구체적인 북한 체류기간과 방북 루트, 방북단 규모, 대화 의제 등 세부사항은 조만간 미 국무부가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