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J-박근혜 특위 놓고 의견교환..朴 "알았다" 답변
친이.친박 포괄 13∼15명 구성..친박계 참여 관건

한나라당은 8일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를 당 차원에서 본격 논의하기 위해 정몽준 대표 직속으로 `세종시 여론수렴 특위'를 구성하고, 팀장에 4선의 정의화 의원을 내정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시내 호텔에서 정 대표 주재로 확대 당직자회의를 열어 이번주 발족될 `세종시 특위'가 당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당내외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특위는 대정부질문이 끝나는 대로 발족키로 했으며, 참가인원은 주요 당직자와 각 정조위원장, 국토.정무.행안위 간사, 충청권 원외 인사 등을 포괄해 13∼15명으로 꾸리는 방안으로 가닥이 잡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세종시 문제를 놓고 여권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진영간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 정 대표가 친박계 의원들을 참석시키는 데 적극 앞장서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대표는 최근 세종시 특위 구성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의사타진을 했으며, 박 전 대표는 구체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은 채 `알았다'고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정 대표가 박 전 대표와 통화를 한 데 이어 이번주부터 친박 의원들을 만나 특위 발족 배경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하는 등 열심히 상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나라당 내에서 세종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식 기구가 발족하고, 당.정.청이 이번 주부터 연쇄 회동을 갖고 본격 논의키로 함에 따라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여권내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 총리는 이르면 이번주 중 정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를 만나는데 이어 17일께 한나라당 최고위원단과 접촉을 갖고 큰 틀의 세종시 구상에 대해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한축인 친박계가 세종시 원안 추진을 주장하면서 `세종시 특위' 구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어 이들의 참여 여부가 특위 구성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친박계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세종시 문제는 신뢰의 문제이며 국민과의 약속은 꼭 지켜져야 한다"면서 "세종시 특위가 구성되어도 특별히 친박 의원들이 참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특위에서 구체적인 안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여론수렴도 하고 계파간 대립을 완충하는 `버퍼링 존'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안용수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