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신임 총리는 이날 취임식에서 "벼랑 끝에서 한걸음 더 내디디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히며 '정운찬 내각'의 4대 원칙을 제시했다. △일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막는 예방행정 △책상머리보다 서민의 실생활에 밀접한 현장행정 △작은 것을 먼저 챙기는 피부행정 △화려한 시작보다 꼼꼼한 마무리를 중시하는 내실행정 등이 그것이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긴호흡으로 내각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대통령께도 할 말은 하겠다. 국민들께도 요구할 것은 요구하겠다"고 했다.

취임사 및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정운찬 내각'의 철학은 사회적 약자 배려와 양극화 해소로 요약된다. 과거 30년간의 압축성장을 거치면서 나타난 부작용을 중도실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치유해야 하고, 또 그래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특권을 배제하고 정의를 확립해야만 생산성이 높아지고 강자와 약자의 간격이 좁혀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조적 조화와 미래지향적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잠재적 성장능력이 현실화되고 각자의 몫이 극대화되는 상생과 번영의 공동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