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11일 원내대표단과 함께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입원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을 찾았다.

당 원내대표단은 지난 5월 취임 후 조문 정국과 국회 대치 상황 등으로 동교동 예방을 늦춰오다 지난 6월말 방문 일정을 잡았으나 비정규직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일정을 연기했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9일에도 병원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원내대표의 이날 병문안은 DJ와의 각별한 관계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끌었다.

당 전문위원 출신의 이 원내대표는 지난 92년 당시 당 총재였던 DJ의 눈에 띄어 당 정책연구실장을 거쳐 총재 비서실 차장으로 발탁됐으며 DJ가 92년 대선 패배 후 정계 은퇴 선언과 함께 영국유학길에 올랐을 때에도 동행하는 등 `총애'를 받았다.

이후 DJ가 집권한 이후인 지난 98년 안기부 기획조정실장,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 기용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0년 16대 총선에서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으로 당선된 것을 계기로 DJ와도 소원해지는 등 `은원(恩怨)'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과 저는 계인적으로 특별한 관계로, 정치적으로 `부자(父子)'관계와 같다"며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인 아버지'라는 생각으로 이제까지 왔으며 그러한 마음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청와대에서 나온 뒤 국회 입성할 때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다 지난 일이고, 김 전 대통령을 모시고 일하면서 배우고 익힌 철학과 비전을 실천해 나갈 사명을 갖고 있다"며 "국민의 염원을 담아 빨리 쾌차해 국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주시길 바란다"고 쾌유를 기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11시10분부터 10여분간 이희호 여사를 면담했으며, 이 여사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잘 싸워주고 많은 힘을 줘서 감사하다"며 "큰 힘이 되고 자랑스럽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의료진으로부터 약간 회복 국면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비교적 안심하는 마음으로 돌아간다"는 말과 함께 병원을 떠났다.

김대중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문광부 장관을 지낸 김한길 전 의원 내외 등과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한나라당 임태희 정의화 의원 등도 이날 병문안을 다녀갔다.

권노갑 한광옥 김근태 전 의원 등도 연일 병원을 찾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노재현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