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향후 진로 문제로 시름이 깊다. 정계복귀를 위한 움직임에 당 안팎서 사사건건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최근 충남 금산 · 전남 순천 등지에서 농활 등 자원봉사 활동을 다녀왔지만 향후 정치일정을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하다. 그는 애초 9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중심무대로 돌아오는 것을 염두에 뒀었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의 제동과 친이(친이명박)계 내부의 반론이 만만치 않아 '9월 전대를 통한 당 복귀' 시나리오가 사실상 물건너간 형국이다.

특히 최근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친이재오 성향 의원들이 밀었던 전여옥 의원이 친박계 · 중립파가 지원한 권영세 의원에게 패하면서 조기전대가 열린다 하더라도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 측근인 공성진 의원이 4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조기전대가 9월 중 성사되지 않으면 내년에는 지방선거 등으로 당을 쇄신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며 여전히 군불을 때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입각도 쉽지 않아 보인다. 통일부 · 교육부 장관으로 거론되지만 정작 본인은 기자들에게 "개각은 대통령이 판단할 사안이고 내가 입각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심 10월 재선거(서울 은평을)에서 '재기(再起)'를 노리고 있지만 대법원 선고 일정이 유동적이고 미디어법 강행처리로 수도권 민심이 좋지 않아 선거출마 대신 다른 길을 찾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