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링 기자 언니, 동생과의 통화내역 공개

북한-중국 접경지대에서 취재 활동을 벌이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 여기자 로라 링이 7일 밤(이하 미국 현지시간) 자신의 언니와 짧은 전화 통화를 나눴다고 CNN, AP 통신 등 외신들이 8일 보도했다.

로라 링의 언니 리사는 이날 미 새크라멘토 지역 방송인 KCRA-TV, 미 CBS 방송의 자회사 KOVR-TV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링 기자가 7일 밤 10시 30분께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혔다.

링 기자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자신과 동료 기자인 유나 리가 북한의 법을 위반했다고 인정한 뒤 "우리는 미국 정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 같은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우리는 외교적 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고 리사는 전했다.

링 기자는 또 자신이 궤양을 앓고 있는 것과 관련, 정기적으로 의사와 상담하고 있으며 몸 상태도 괜찮다고 말했다고 리사는 덧붙였다.

이날 통화로 수주 만에 동생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된 리사는 동생의 전화를 받고 매우 안도했지만, 한편으로는 동생을 도울 수 없다는 생각에 무력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두 여기자가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북한과) 대화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정부와 북한이 외교적 대화를 통해 동생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링 기자와 동료인 한국계 유나 리 기자는 지난 3월 17일 두만강 인근 북-중 접경지대 인근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다 북한 국경을 넘는 바람에 북한에 억류됐으며, 이후 지난 6월 북한 중앙재판소로부터 조선민족적대죄, 비법국경출입죄 등의 혐의로 각각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두 여기자가 소속된 '커런트 TV'의 본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시청 앞에서는 9일 오후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가 8일 보도했다.

이날 집회에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주 주지사 및 케빈 존슨 새크라멘토 시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며, 리사 링을 포함한 두 여기자의 가족들도 참석한다.

참석자들은 두 여기자의 석방을 기원하는 엽서 쓰기 행사에 참여하게 되며, 작성된 엽서는 중재자를 통해 두 여기자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rainmak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