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오는 15일부터 4일간 미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청와대가 9일 발표했다.

16일 예정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오찬 등을 통해 두 정상은 135분간 머리를 맞대고 북한 핵 · 미사일 문제 등을 논의한 후 '한 · 미동맹 미래비전 선언'을 채택한다. 안보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전 세계 안정과 평화에 이바지하는 동맹으로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담긴다. 최대 의제인 북한 문제와 관련,2차 핵실험을 명백한 도발 행위로 규정해 강도 높게 규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 및 재래식 전력 제공 등을 뜻하는 '확장 억지력' 개념을 명문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 대통령의 예우에 크게 신경 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오찬을 포함,두 시간 넘게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오찬 없이 회담만 하거나 오찬을 겸한 회담을 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왔으며 회담 시간도 한 시간 정도만을 할애했다. 숙소는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로 결정됐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의 경우 45분간의 회담이 전부였고 호텔에서 묵었다는 점에 비춰 보면 상당한 예우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재계 대표들도 경제사절단을 꾸려 이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민간 비즈니스 외교를 펼친다. 삼성은 전자의 최지성 사장이 동행한다. 현대 · 기아자동차에서는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경제사절단에 참여한다. 정 사장이 대통령과 함께 해외 순방길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에서는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참여할 예정이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갈지 전문경영인을 보낼지 여부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식/송형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