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25일 새벽 봉하 마을회관에서 열린 고인의 입관식에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 가족과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된 뒤로 권 여사가 공식적으로 언론에 자신의 모습을 노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새벽 1시29분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염이 시작됐고, 권 여사는 염이 끝날 때쯤인 새벽 2시께 마을회관을 찾았다.

권 여사는 사저에서 승용차를 이용해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마을회관 입구까지 이동했고, 휠체어를 타고 마을회관으로 들어섰다.

힘이 없어 보이는 듯 약간 고개를 숙인 채 휠체어에 앉은 권 여사는 검은색 상의에 회색 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충격이 컸던 탓인지 권 여사의 얼굴은 예상했던 대로 무척 수척해진 상태였다.

권 여사는 지난 23일 양산 부산대 병원에서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확인한 뒤 실신했었고, 현재까지 식사는 물론 물도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가 지나가자 밤늦게 빈소를 찾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여사님 힘내세요"라고 외치며 오열했고, 권 여사는 침묵을 지킨 채 마을회관으로 들어섰다.

이어 권 여사는 입관식에 참석해 상복으로 갈아입었고, 가족, 친지들과 함께 고인이 된 노 전 대통령의 첫 제사를 지냈다.

입관식을 마치고 새벽 3시15분께 마을회관을 나선 권 여사는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휠체어를 타고 승용차로 이동했다.

슬픔을 이기지 못한 권 여사는 손수건으로 연방 눈물을 훔쳤고,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힘내세요"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자 가볍게 목례로 화답했다.

(김해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