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초기 외면..취업시즌 끝나자 유턴
경기도 모집 정원의 130% '근무중'

시행 초기 외면당하던 10개월 한시직인 지자체 행정인턴이 취업시즌이 끝나면서 미취업 대졸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각 지자체에 근무 중인 대졸 행정인턴은 1천111명으로 당초 모집정원 870명의 130%에 이른다.

170명 채용 예정이던 도청의 경우 현재 202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모집정원보다 많은 행정인턴을 채용하게 된 것은 추가 모집을 통해 선발된 인턴들의 근무 기간이 10개월이 되지 않으면서 관련 예산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정부의 청년실업 해소 방침에 따라 시작된 행정인턴 자리에 대졸 미취업자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몰리지는 않았다.

도와 각 시.군은 지난 1월 지자체별로 행정인턴 모집공고를 냈으나 많은 지자체에서 지원자가 모집정원에 미달했다.

또 합격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근무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그만둬 지자체들이 2차, 3차 모집에 나서는 등 행정인턴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중도 포기하는 행정인턴을 찾아보기 힘들며 다른 곳에 취업한 행정인턴 자리를 메우기 위해 추가 모집을 하면 많은 학생들이 몰린다.

도청의 경우 현재 10여명의 예비합격자들이 채용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행정인턴 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자체의 행정인턴 자리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기업체의 취업시즌이 대부분 끝나 당분간 취업이 어려운 데다 지자체들이 행정인턴의 정규직 취업을 위해 직업교육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 시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도는 분석했다.

또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행정인턴이 복사와 청소 등 허드렛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간단한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경기도의 행정인턴 최모(21.여)씨는 "당초 듣던 것과 달리 하는 일이 취업준비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주위에 행정인턴을 희망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행정인턴이 기업체에 취업을 할 경우 지자체가 추천서를 써 주거나 근무경력인정서를 발급하면서 대졸 미취업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행정인턴들이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k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