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아저씨들 덕분에 공부하는 재미를 알았습니다."

경기북부 접경지 부대에서 복무 중인 군 장병들이 지역 학생들에게 맞춤식 방과후 지도를 하고 있어 주민,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7일 경기북부 일선 교육청과 군부대에 따르면 군 장병들은 변변한 학원이 없는 접경지역 학생들을 위해 방과후 수업이나 특기적성 교육을 해주고 있다.

가장 교육 여건이 열악한 연천지역의 경우 연천고교와 청산중학교, 백의초등학교 학생들이 군 장병에게 학습지도를 받고 있다.

명문대를 다니다 입대한 육군 5사단 예하부대 하경덕 상병(24) 등 3명은 지난해 9월부터 매주 토요일에 연천고교를 방문해 3시간씩 20여명의 학생에게 수학과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인근 청산중도 지난 3월부터 5사단 장병 4명이 월~목요일 하루 2시간씩 수학과 영어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백의초교에 대해서는 미술과 영어, 음악 지도까지 해주고 있다.

포천지역도 8사단 장병 11명이 외곽지역인 일동면 수입2리 마을회관에서 32명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도를 하고 있다.

2004년 시작된 이 공부방은 4~5명의 군 장병이 15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나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의 호응이 좋아 시(市)가 매월 100여만원의 운영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동두천지역은 美2사단 장병들이 초등학교 9곳, 중학교 3곳과 결연을 하고 4월부터 12월까지 영어지도를 하고 있다.

동두천.양주교육청은 교육여건이 열악한 소규모 학교 2곳을 선정해 육군 28사단과 군 장병들의 학습 지원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

파주 대성동초교는 남방한계선 북쪽에 위치한 탓에 학생수가 적어 폐교 위기까지 갔으나 유엔군사령부 원어민 군 장병의 영어강의 덕분에 학생수가 급속히 증가하는 등 선호학교로 변신했다.

이는 군 장병들과 학생들의 1대 1 맞춤식 지도가 가능한데다 모두 자원봉사 형태로 진행돼 별도로 사교육비를 부담하지 않고도 우수한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천교육청 곽상기 장학사는 "연천은 지리적으로 멀어 우수강사는 고사하고 과외를 받을 만한 대학생조차 찾기 어려운 지역인데 군부대의 우수한 인력이 부족한 부분을 훌륭히 메워주고 있다"며 "군부대의 방과후 학습 지원은 새로운 민-군 협력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wy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