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4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미국 커런트 TV소속 로라 링(Laura Ling · 중국계)과 유나 리(Euna Lee · 한국계) 기자를 재판에 정식 회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해당기관은 미국 기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해당기관은 확정된 미국 기자들의 범죄자료들에 기초해 그들을 재판에 회부하기로 정식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구체적인 조사 결과나 혐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이 여기자 2명을 정식재판에 회부하면서 북 · 미 관계는 한층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양측 간 협상이 조기에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로켓 발사 이후 미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대북 무시정책을 일관해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 22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 대외정책 구상을 밝히면서 북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던 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조급해진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 미국 여기자 문제를 쟁점화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해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등 2가지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여기자 기소방침을 발표하면서 "증거 자료들과 본인들의 진술을 통해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혐의가 확인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불법입국 혐의가 적용되면 '2년 이하의 로동단련형'이나 '3년 이하의 로동교화형'에 처해지고 적대행위 혐의가 적용되면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로동교화형'에,정상이 무거운 경우엔 '10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에 처해진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