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 · 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27일 오전 한나라당 박진 의원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박 의원은 국내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수천만원을 달러화로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의원에게 금품을 줬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확보하고 두 사람을 대질 신문했다. 박 의원은 이날 밤늦게까지 조사받은 뒤 귀가했으며 추가 소환이나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곧 결정된다.

박 의원은 2002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의 보궐 선거에 당선된 후 16~18대를 거친 3선의 여당 중진 의원으로 1993년 대통령 공보비서관과 1996~98년 대통령 정무기획비서관을 거쳐 2001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 공보특보를 역임했다. 현재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다.

중수부는 전날 소환에 불응했던 민주당 서갑원 의원에게 이날 출석을 재통보해 조만간 소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서 의원은 지난 26일 구속된 이광재 민주당 의원과 마찬가지로 미국 뉴욕 맨해튼의 K한인식당에서 박 회장의 지시를 받은 식당 주인 곽모씨로부터 수만 달러를 받은 혐의다.

검찰은 박 회장이 곽씨에게 국제 전화를 걸어 미국을 방문한 의원들을 대리 접대하게 하고 여비를 건넸으며 해외 공장이 있는 베트남과 중국으로 의원들을 초청해 현지법인에서 조성한 비자금을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