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혜영 "국정·인사쇄신 통해 국민에 희망을"
MB-여야 원내대표단 회동…현안 놓고 팽팽한 신경전

이명박 대통령이 2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선진과 창조의 모임(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공동 교섭단체) 등 여야 원내대표단과 정책위 의장들을 청와대로 초청,만찬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간의 지난달 25일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과 달리 이날 만찬에서는 민주당이 초반부터 작심한 듯 주요 현안에 대해 공세적으로 나오면서 팽팽한 신경전이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내세우며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신공안정국 및 언론장악 논란 등을 강하게 거론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 대통령은 "세계경제가 매우 어렵다. 위기에서는 여야가 없고 온 세계가 다 그렇게 한다"며 "미국에 의해 금융 문제가 생겼는데 정기국회가 시작되니까 여러분들의 협력이 많이 필요하다. 정책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니라 내가 잘 좀 부탁하려고 하는 자리"라고 운을 뗐다. 또 "어려운 것을 극복하기 위해 여야 간 원만한 합의를 이루겠다는 뜻과 생산적 국회가 되자는 뜻을 모아 건배하자"고 제의했다. 정부의 각종 개혁과제 및 민생 관련 경제 법안들의 조속한 처리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당초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첫 발언을 할 예정이었으나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원 대표는 "국민들 얘기가 IMF 외환위기 때보다 경제가 더 어렵다고 한다"며 "물가는 천정부지이고 취직은 어려우며 상인은 장사가 안돼 걱정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쇄신이 필요하며 이는 인적쇄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대상자는 고환율 정책으로 경제를 어렵게 한 경제팀 책임자,종교 개입 논란을 야기한 치안 책임자,언론 개입 논란을 일으킨 방송통신 책임자 등이라고 지적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어청수 경찰청장,최시중 방통위원장의 경질을 촉구한 것이다. 원 대표는 또 "종부세 폐지 내지 완화는 일부 계층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완화인데,민주당이 주장하는 부가가치세 30% 완화는 모든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경기에도 도움이 되므로 검토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권선택 선진과 창조의 모임 원내대표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범정부적 대책 마련을 위한 여·야·정 대책회의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홍영식/노경목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