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대선 경선후보를 대상으로 정당 사상 최초로 실시하는 검증청문회가 19일 개최된다.

경선 기간 내내 최대 이슈였던 검증문제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귀결되느냐가 결정되는 중요 분수령이다.

당사자들로선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자세히 해명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또다른 의혹에 휩쓸릴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는 시작도 하기 전에 '부실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검증의 주체인 검증위가 각 후보들로부터 자료를 제대로 제출받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방적인 해명의 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안강민 검증위원장도 18일 기자회견에서 "후보들이 자료제출에 불응하는가 하면 언론 등을 통해 후보간 직접적인 공방을 계속했으며,수사기관에 상대 측을 고소하기까지 해 실로 황당하며 검증위의 존재의의마저 상실된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를 느끼기까지 했다"며 "후보 청문회가 과연 필요한가에 의문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쟁점과 후보별 전략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맏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소유한 '다스'와의 관계,위장전입 및 부동산투기 의혹,처남 김씨의 소유로 돼 있었던 도곡동 땅 등을 둘러싼 차명재산 의혹,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사건 연루의혹,홍은프레닝의 천호사거리 부동산 개발 관련 특혜의혹 등에 질문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후보와 관련해서는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를 비롯한 사생활,영남대 강취 논란,정수장학회 및 육영재단 운영 비리 의혹 등이 핵심 검증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번 청문회를 '해명의 장'으로 삼아 검증문제를 일단락짓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왔던 숱한 의혹들이 '근거없는 음해'였고 정권이나 박 후보 측이 주도한 '정치공작'이었다는 결론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 측은 산발적으로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깨끗이 해명함으로써 이 후보의 '불투명성'과 대비시키고,이를 계기로 지지율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검증위,자료접근 한계


오전에는 박 후보,오후에는 이 후보를 상대로 각각 3시간씩 진행되며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안강민 검증위원장 등 15명의 검증위원들이 후보당 100개 정도의 질문을 준비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와 회계사,세무사 등 전문가 14명으로 구성된 검증위원들은 수십년 전 의혹과 관련된 인사들을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며 만났고,이 후보의 BBK 금융사기사건 의혹과 관련해서는 미국에서도 자료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준비에도 불구하고 결국 통과의례성 청문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수사권도 없이,동문서답식 답변자료에만 의존해야했던 검증위가 과연 의혹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안 위원장이 이날 "완벽한 검증자료를 보여드리지 못하고 물러나는 데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양해를 구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검증청문회 이후 '검증실패' 논란과 책임론 등 '후폭풍'이 불어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