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양질의 노동력을 갖췄지만 투자유치를 위해선 안전하다는 확신을 줘야 합니다.

또 생산 제품이 하루 빨리 '메이드 인 코리아'로 전 세계에 수출될 수 있어야죠."

22일 오후 개성공단 시범단지 내 공장을 둘러본 주한 외국 기업인들은 이같이 말했다.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 부지를 눈으로 확인한 외국 기업인들은 개성공단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우려를 씻어낼 수 없었다.

주한 외국 기업인들의 개성공단 방문은 현대아산과 KOTRA가 4만평 규모에 지정된 외국인 투자지역에 연말까지 3∼4개사를 유치하기 위해 마련한 것.필립스 보팍터미널 허치슨 맥쿼리 등 한국에 투자한 70여개사 임직원과 호주 영국 캐나다 일본 프랑스 등 12개국 대사관 관계자 등 외국인만 110여명에 달해 참가자 수로는 최대 규모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서 설명회를 마친 외국 기업인들은 시범단지 내 15개 공장 가운데 태성타하(화장품 용기),삼덕통상(신발),신원(의류) 등 3개사 공장을 차례로 들러 제품을 꼼꼼히 살펴봤으며,특히 월 57.5달러(주 48시간 근무 기준)인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일본 플라스틱 사출업체인 파이오렉스의 도시카즈 가토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다고 본다"며 "특히 임금이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노동력을 갖추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고 강조했다.

피에트로 도란 회장도 "높은 교육열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열성인 한국인들을 보면서 북한 사람도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개성공단이 북측에 비슷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광학렌즈 업체인 MTM옵틱스의 히야마 마사요시 사장은 "지금까지 개성공단에선 신발이나 의류같은 제품만 생산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저런 테크놀로지가 전수돼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밝혔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도란캐피털파트너스의 피에트로 도란 회장은 "유럽이나 미국에 있는 기업인들은 개성공단에 대해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오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미국인인 나도 직접 와서 보니 생각이 달라지는데 다른 외국 기업인들에게도 더 알려지도록 해 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날 방북에 앞서 현대아산과 KOTRA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주한 외국기업 대상 개성공단 투자설명회'(Foreign Investment Kaesong Program 2006)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남측으로 돌아오는 길에 "외국 기업인들은 신문과 TV로만 접하던 개성공단을 직접 체험해 보고 놀랐을 것"이라며 "KOTRA와 함께 외국 투자유망 기업을 대상으로 한 IR(기업설명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개성=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