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6자회담 사흘째인 11일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은 의장성명을 채택하고, 2단계 회담의 개최 일정을 가능한 가장 빠른 시일에(at the earlist possible date)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의장성명은 `9.19 공동성명'의 이행방안 마련을 위한 원칙을 확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6개국은 이날 오전 10시20분(현지시간) 댜오위타이에서 수석대표회의에 이어 낮 12시12분 전체회의를 시작해 1시간 가량 회의를 갖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의장성명에서 6개국은 `공약 대 공약' 원칙에 따라 공동성명을 이행하며 검증가능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조기에 실현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갈 것을 재천명했다. 6개국은 또 신뢰구축을 통해 공동성명을 이행하며 각 부분에서 모든 공약을 실천하고 적시에 조율된 방식으로 이런 과정을 시작하고 종결하며 균형된 이익 및 협력을 통한 윈윈의 결과를 달성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차기회담의 일정이 확정되지 못한 채 별도의 채널을 통해 논의하기로 함에 따라 자칫 모멘텀을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6개국은 당초 다음 달 중에 2단계 회담의 날짜를 `특정'한 의장성명을 채택하려 고 했으나 회담 둘째날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제기한 공동성명 `이외'의 주장이 논란을 빚으면서 차기회담 일정 확정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자국 기업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자산동결조치와 위조달러 공모, 마카오 중국계 은행 돈세탁 주장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의 주장은 의장성명에 담기지는 않았다. 6개국은 수석대표회의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으나 공동성명 `이외'의 주장이라는 점에서 의장성명에 담기는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중국측은 전날 밤 의장성명 초안을 회람시켰으나 이날 수석대표회의와 전체회의를 통해 상당부분의 표현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성명은 크게 1단계 회담 내용 요약과 전망, 차기회담 일정에 관한 언급 등 3가지 부분으로 짜여졌다. 차기회담의 일정이 특정되지 못함에 따라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이후 해를 넘길 경우 5차회담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한 한중, 한미, 한러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대북 메시지가 나올 경우 상황은 급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앞서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숙소인 켐핀스키 호텔을 나서면서 "오늘 회담장에서 구체적인 날짜를 잡을 수도, (그렇지 않고) 대강의 시기를 정할 수도 있고 별도의 협의를 통해 잡을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우탁 인교준 정준영 이귀원 기자 lwt@yna.co.kr kjihn@yna.co.kr prince@yna.co.kr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