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6자회담이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식을 갖고 지난 4차 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로드맵 마련에 들어갔다. 각국은 11일까지 3일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5차 1단계 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회담 운영방안과 함께 1단계 조치에 대한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각국의 입장을 들어본 결과 이행계획 합의에 도달할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북핵 폐기는 단계적으로 개막식에서 의장국인 중국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회담 운영과 관련,단계별 진행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각 참가국이 큰 틀의 계획을 정한 뒤 전문가 회의를 구성,세부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전문가 회의는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주제별 실행 프로그램을 마련,6자 수석대표회의에서 이를 추인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회의는 △한반도 비핵화 △관계 정상화 △대북지원 등 3개 그룹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은 참가국별 이행계획의 우선 순위에 맞춰 행동단계별 좌표를 설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회담에서는 향후 2단계 회담에서 전체적인 이행계획을 짤 기초를 마련하자는 데 대체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북·미 간 의견차 해소 북한과 미국은 이날 오후 회담 들어 첫 양자협의를 갖고 북핵폐기 및 경수로 제공 시점 등에 대한 입장을 교환했다. 힐 차관보는 이와 관련,"북한이 먼저 핵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할 필요가 있고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복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를 이행한다면 적절한 시기에 경수로 제공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측은 이에 대해 대북 적대정책 포기에 대한 미국측의 분명한 태도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차관보는 "관련국 간 상호 신뢰가 선순환되는 방향으로 회담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해 북·미 양측의 양보와 타협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정부 당국자는 "오늘로서 각국 간 양자협의가 한 바퀴를 돌았다"며 "10일 중에는 공동성명 이행방안에 대한 각국의 구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