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예비후보 관련 여론조사에서 인기도 1위를 달리고 있는 고 건(高 建) 전 국무총리의 `대망'을 향한 물밑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개설하면서 젊은 네티즌과의 접촉을 강화하는 등 사실상 대권 예비주자로서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고 전 총리는 최근 지인들에게 "역사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고 야당의원이 1일 전했다. 고 전 총리와 가까운 이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고 전 총리가 80~90% 정도 대선 출마 결심을 한 것 같다"며 고 전 총리의 `의중'을 분석했다. 그는 또 향후 정.부통령제 개헌이 이뤄질 경우 고 전 총리가 여야 대권주자의 러닝메이트로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데 대해 "대권 예비후보 가운데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사람이 왜 부통령에 출마하려 하겠느냐"며 고 전 총리의 `큰 뜻'은 대권출마에 맞춰져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고 전총리가 최근 주변의 권유로 대선 기획단 구성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고 전하면서, "고 전 총리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시점은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예상되지만, 이미 대선 기획단을 맡을 책임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기획단 책임자에는 비정치권의 인사가 검토되고 있다는 것. 이 말이 사실이라면 고 전 총리는 공식적인 출마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대선출마 준비를 차곡차곡 진행중인 셈이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에 관심이 있는 인사들이 고 전 총리 주변에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의원은 "고 전 총리는 기존 정당에 들어가는 순간 지지도가 떨어진다"며 "무당파를 선언하거나, 깨끗하고 신선한 이미지의 소수를 모아 대선에 출마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고 전 총리는 정치권 인사들과도 꾸준하게 접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고 전 총리는 최근 무소속이었던 최인기(崔仁基)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하기 직전 최 의원 및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여러차례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통해 "주한미군의 역할변화는 한국민의 충분한 이해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한미외교 현안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네티즌들의 요구에 따라 지난 3월 미국 하버드대 연설문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을 추구하려는 의도를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 남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한 휴전선 일대에서 서로 대치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다가올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가 한반도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추진될 것이라는 점을 한국민들에게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