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李海瓚) 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으로 국회가 공전중인 가운데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권은 2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인 한행수(韓行秀) 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의 대한주택공사 사장 임명을 `특정인맥' 인사라고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요즘 대통령이 나온 출신고교 인맥이 청와대와 내각에 이어 공기업까지 `낙하산 인사'로 채우고 있다"면서 "고교편중 인사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같은 상황은 분열과 갈등으로몰고가는 원인 중 하나인 만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심재철(沈在哲) 의원도 "신임 사장이 얼마나 능력있는 인사인지는 모르지만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을 고쳐쓰지 말아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며 "이같은 `끼리끼리' 인사에 대해 당내에서는 너무한다는 분위기가 많다"고 비판했다. 공성진(孔星鎭) 의원 역시 "이 정부 들어 사회갈등이 격화되고 있는데 국민이 불신하고 오해할 소지가 있는 인사는 하지 말아야 한다"며 "아무리 공채를 통해 임명했다고 해도 이런 점을 생각해 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한나라당의 문제 제기에 동조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은 "주변 인사들을 주요 직위에 앉히는 일은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주류 기득권은 깨야한다고 주장했던 것과 배치되는 행태"라며 "이는 신기득권층을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양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대변인도 "현정부 초기 청와대 인사나 공직인사에서 균형된 인사를 하겠다는 것이 헛구호가 되고 있다"며 "특정지역 편중인사가 심화되고 과거 YS(김영산 전 대통령) 시절 `경남고 동문회'와 같은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어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 일각에선 `감정적 비판론'을 앞세우기 보다는 해당인사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차분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 최고위원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은 맞지만 부산상고 인맥이 아니더라도 능력으로 주공 사장에 발탁될 수 있는 인사가 단지 대통령과같은 고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비난 받는다면 이는 또 다른 역차별"이라며 "그 인물이 그 자리에 맞는 능력을 지닌 인물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차분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