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은 21일 오전 9시(이하 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17호각에서 북핵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만들어 내기 위한 제2차 실무그룹회의에 들어갔다. 회담에 앞서 이라크에서 한국인 피랍사건 소식이 전해져 각국 대표단이 한국측에 안타까움을 전하기는 했으나, 회의는 예정대로 시작됐다. 6개국 대표단은 1차 회의때와 마찬가지로 공식 개막식 없이 곧바로 전체회의를열어 특별한 의제나 순서 등을 정하지 않은 채 자유토론 형식의 논의를 벌였다. 참가국들은 오전 전체회의를 가진 데 이어 오찬을 함께 한 뒤, 오후 2시 30분같은 장소에서 오후 전체회의를 속개한다. 이날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실무그룹회의에 뒤이어 열릴 제3차 6자회담의 의제와운영방식에 관해 의견을 나눴으며, 특히 중국은 핵심쟁점을 둘러싼 북-미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을 이끌어 내기 위해 당초 예상과는 달리 23일을 `양자회담의 날'로 하자고 공식으로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국들은 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의 핵폐기)원칙과 북한의 HEU(고농축우라늄) 핵프로그램 보유 여부, `핵동결 대 상응조치(보상)' 등 핵심쟁점에 대한 각측의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사안별 협의에 들어간다. 이와 관련, 한국은 `핵폐기의 첫 단계로서 동결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을 북한을포함해 6개국이 이미 지난 1차 회의에서 합의했던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그러한 전제 위에서 핵동결의 세부적 계획과 일정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실무그룹회의에서 1차 회의에서 북한이 거론했던 핵 동결의 주요 요소인 `대상.검증.기간.시점' 등에 관련해 주요 당사자인 북-미 양국을 포함해참가국들 사이에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회의에서 한.미.일 3국은 20일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가진 3자접촉 내용을토대로 CVID라는 표현은 고집하지 않되 `핵폐기가 완전하고 투명하고 재발하지 않는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회담 관계자가 전했다. 특히 정부는 북한이 `CVID' 원칙을 수용하는 대신, 한.중.러 등 일부 참가국이중유를 포함한 대북 에너지 및 경제 지원 방안을 제시하고 이에 일본측도 동참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의에는 한국은 조태용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북한은 리 근(李 根) 외무성미주국 부국장, 미국은 조지프 디트라니 한반도담당 대사, 중국은 닝푸쿠이(寧賦魁)외교부 한반도담당 대사, 일본은 사이키 아키다카(齊木昭隆)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 러시아는 발레리 수히닌 외무부 아주1국 부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 유.인교준 기자 lye@yna.co.kr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