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10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의원 석방요구 결의안 가결 및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이라크 추가 파병동의안 처리 무산 사태 등과 관련한 여론의 질타에 곤혹감속에 뒤늦게 자성론을 폈으나, 사안별로는 '네탓'이라며 책임공방을 벌였다. 특히 한나라당은 서 의원 석방요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린 반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도덕적 불감증'이라며 각을 세웠고, 파병안 처리유보와 관련해서는 한나라와 민주 양당이 열린우리당과 정부를 몰아세웠다. 한나라당과 우리당 일각에서는 박관용(朴寬用) 의장이 제시한 `FTA.파병안 16일처리'를 앞당겨 13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자며 조기 처리론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총무는 "어제 국회는 참으로 면목없는 하루였다"면서"국민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국회의 현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자괴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면서 "석방동의안이 통과된 것은 도덕적 불감증 때문이며 국회가자정능력을 결핍했고 제식구 감싸기만 하고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여당인 열린우리당 이해찬(李海瓚) 의원도 "우리당이 의석도 부족하지만상황에 대한 책임감조차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반성했다. 그러나 파병안과 관련해 한나라당 박 진(朴 振) 대변인은 "추가파병을 둘러싼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등 집권세력의 혼선으로 급기야 파병안의 본회의 상정마저 무산된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당정조율 운운하며 본회의 상정을 무산시킨 열린우리당의 행태는 집권당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또 민주당 유용태(劉容泰) 원내대표도 "파병안과 관련해 청와대내에서 조차 찬반양론을 보였고, 국방위원장은 고의지각하는가 하면 무능함과 당정불협조를 보였다"며 정부 여당을 공격했다. 우리당 내부에서도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와 장영달(張永達) 국회국방위원장이 개인적 소신을 앞세워 파병안 처리를 지연시킨 데 대해 "이것이 책임 있는 여당의 모습이냐"는 비판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FTA는 이제 결정해야 현재 직면한 경제의 어려움, 대한민국이 정체하고 있다는 위기감을 벗어날 수 있다"고 적극적인 처리를 강조했으나, 서 의원 석방에 대해서는 "지구의 지배자이자 왕이었던 공룡이 지구상에서사라진 것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때문"이라며 "한나라당이 소멸직전의 공룡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유시민(柳時敏) 의원도 "서 의원 석방결의안 통과는 합법을 빙자한 일종의 탈옥사건"이라고 말했고, 이평수(李枰秀) 수석부대변인은 "떼도둑이 검찰 신문도 모자라파렴치한 두목구하기에 나선 것에 대해 국민은 총선에서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