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최근 당무감사결과 현역의원들을 5단계로 구분한 문서가 공개된데 대해 일부 의원들이 30일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며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비주류 대표격인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는 이날 낮 하순봉(河舜鳳) 신경식(辛卿植) 이규택(李揆澤) 박종근(朴鍾根) 박원홍(朴源弘) 박종희(朴鍾熙) 의원 등과 오찬 회동을 갖고 대응방안을 숙의하는 등 내분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일부 의원은 공천혁신을 요구해 온 소장파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가족사' 문제까지 언급하는 등 당무감사 자료를 둘러싼 갈등이 의원들간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지며 확전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선 당무감사 결과 경선대상인 C등급이하로 분류된 의원들이 `기획설' 등을 제기하면서 최 대표와 이재오 총장 등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을 집중제기, 양측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서 전 대표는 이르면 31일께 기자회견을 갖고 당무감사로 노출된 당내분사태와 관련해 최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하는등 강경대응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서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최 대표 출범 이후 정국대응이 총체적 실책으로 점철돼 왔다"며 "이런 분에게 당을 맡길 수 있느냐는데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퇴진문제도 거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 전 대표와의 오찬회동 참석자들은 이와 별도로 ▲공천심사 중단 ▲책임자 엄벌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 개최 등의 내용을 담은 문건에 대한 서명운동에 착수키로 했다. 이와 함께 권철현(權哲賢)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최 대표에 대한 사퇴 서명운동 추진방침까지 밝혀 당무감사에 따른 당내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권 의원은 의총에서 "1차 당무조사 결과가 담긴 원본이 파기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이번 자료는 특정인측을 제거하고 신주류 일부와 영남권 대거 물갈이용으로 조작됐다는 냄새가 있다"며 "대표와 사무총장중 한분이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하순봉(河舜鳳) 의원은 "야당 지도부가 앞장서서 칼질을 해서야 되겠느냐"며 "최 대표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물러나고 비대위는 즉각 해체해야 하며, 비대위원인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공천심사위원장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박종웅(朴鍾雄) 의원도 "한나라당에 하나회가 있다"며 이 총장 사퇴를 주장했고,정형근(鄭亨根) 의원은 소장파의 리더격 의원의 가족사 문제까지 거론하며 공격했다.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문건유출은 있을 수 없는 문제이나, 이것이 인물충원과공천혁명이 좌초되는 계기가 돼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재오 총장은 "내 거취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내 거취를 내가결정하는게 안된다고 생각하면 제 행위를 당규에 따라 서명받아 운영위에 의결하라"고 사퇴요구를 일축했다. 최병렬 대표는 "총선을 코앞에 둔 입장에서 자료유출로 동료의원들에게 엄청난상처를 준데 대해 대표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책임 문제는 제게 맡겨달라.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대표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