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6일 오전 춘추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이른바 `10분의 1 정계 은퇴' 발언의 진의를 설명하고, 불법 대선자금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노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모두 발언) 먼저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저와 제 주변사람들의 대선자금 내지 비리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런 말씀을 드린다. 제 문제 뿐 아니라 전체적 대선자금 문제를 갖고 국민 여러분이 무척 마음이 상하고 피곤하리라 믿는다. 여론을 들어보면 `모든 것은 다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피곤하다. 빨리 마무리 지어달라' 요구한다. 저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은 피해갈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가 이렇게 고통스럽게 과정을 거치면서도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우리 정치가 새로워질 것이라는 새로운 희망이 보이면 국민도 이 과정을 기꺼이 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정치권이 어려운 과정을 거치며 정치가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을 못줘 국민은 분노하고 짜증스러워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저와 정치권에게 이런 제안을 한다. 이제 허물이 드러나고, 지난 일의 잘못은 다시 없었던 상태로 돌릴 수 없어도 모두 반성의 정치를 통해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국민에게 보여주자고 제안한다. 지금 우리 모두는 자기 것은 숨기고 남의 것은 의혹을 부풀리고 책임을 떠넘기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국민은 본다. 그러면서도 이런 일이 반복이 안되도록 착실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희망를 주기 위해서는 반성하는 자세로 철저히 수사에 협력하고, 모든 사실을 밝힌 다음에 어떻게 우리 정치를 개혁할 것인지 진지하게 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총선이 다가오므로 이 모든 노력을 한 다음에 겸허하게 국민의 심판을 받으면 때론 용서받을 사람은 용서를 받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총선을 치르지 않지만, 이미 밝힌대로 수사로 밝혀진 뒤 저의 입장을 말하고 재신임 과정을 국민과 함께 의논드리겠다. -- 한나라당 불법선거자금의 10분 1이 넘으면 정계은퇴하겠다고 했는데 모두 발언에서 이 부분은 언급 안했다. ▲우리 선대위나 측근 참모들의 불법 자금이 한나라당쪽 불법자금의 10분의 1을 넘으면 정계은퇴하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뜻이 크게 왜곡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폭탄선언을 했다든가, 승부수를 던진 것은 아니다. 4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라크 파병 문제를 논의하고 난 이후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대통령쪽의 불법자금은 정말 적으냐, 검찰 수사를 공정하게 해달라는 요지로 의혹을 제기했다. 그전에도 여러차례 절반이라도 받았지 않느냐는 의혹제기를 해왔고 그와 같은 방향의 보도도 나오고 있어 제가 무척 억울하다 생각했다. 무책임하고 근거없는 의혹제기를 통해 자신들의 책임을 줄이려 하는데 사실이 아니라면 빨리 차단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해왔다. 최 대표가 다시 문제제기를 하길래 '무책임한 그런 의혹 제기를 그만 했으면 좋겠다. 법절차에 따라 수사받으면 된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말라'고 했다. 실제로 10분의 1 넘지 않는다고 확신도 갖고 있다. 그래서 넘으면 정계은퇴하겠다고 했다. 그냥 말하면 믿지 않으니까 다시는 그런 말하지 않도록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그렇게 말했다. 그 부분은 결코 임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헛소리한 것은 아니다. 그 말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한다. 근거없는 의혹 제기에 대한 강한 쐐기가 필요하고 10분의 1이란 사실에 대한 확신을 중점적으로 봐줘야지, 그 말이 적절한 지로 끌고가면 본질이 왜곡된다. 오죽 근거없이 공격했으면 제가 그렇게까지 말하겠느냐. 근거없는 의혹제기, 부풀리는 사회 분위기는 정치인으로서 치명적이고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결과가 밝혀지면 국민에게 재신임 묻는 방법 찾겠다. 양심의 부담에 의해 정치인들이 책임을 지는 전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처음 말한 것이고 이 점에 대해 변함이 없다. 재신임을 반드시 묻겠다. 10분 1 문제는 사실이 밝혀지면 재신임 절차없이 지키겠다. --어제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가 불법대선자금을 책임지겠다고 회견하고 검찰 조사받았다. 국민은 대통령이 과연 대선자금 검찰수사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번 방송회견에서 검찰조사에 응하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아직도 유효한가, 새로운 구상은 있는가. ▲이회창 후보의 검찰 출두 사실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착잡했다. 제가 선거하는 동안에도, 선거가 끝난 뒤에도 저 가까운 사람들이 이회창 후보에 대해 이런저런 비난할 적이면 제가 항상 반론을 하곤 했다. 이회창 후보가 보통사람이 아니고 각별히 잘 수련된 사람이다. (그가) 정당에 입당하기전에 아는 법조인에게 "정말 이회창 후보가 법조계 안에서 훌륭하다고 평가받냐"고 물어봤더니 "그건 사실"이라고 했다.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가장, 가장은 아니지만 아주 자질이 우수하고 자세가 바른 법관이라고 알려져 있고, 그건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정치 구장(球場), 운동장은 `잔디구장'이 아니라 `진뻘밭구장'이라서 사람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가 보다라고 말하는 당신인들, 난들 큰소리할 처지가 아니라고 자주 얘기했다. 스포츠에 비유하면 대선구장은 `뻘밭구장'이다. 그것이 과거에 그랬다.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에는 격식도 거의 없고, 마구 울퉁불퉁한 자갈밭에서 운동했다면, 이제는 그렇지 안다. 아직도 잘 다듬어진 잔디구장은 아니다. 책임이 더 크고 적고 문제를 떠나 대통령자리를 놓고 저와 겨룬 사람이, 그리고 상대적으로 가장 덜 오염됐을 것으로 믿었던 분이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고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그러나 어쩌겠나. 우리에게 미래가 남아있지 않다면 국민들도 용서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고통의 언덕을 넘어 새롭게 가야할 미래가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개인의 희생은 감수하길 요구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제 스스로도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나. 오십보 백보 아니겠나. (이 후보의) 검찰 출두 모습을 보면서 제 모습이 거기에 겹쳐져서 착잡하고 고통스러웠다. 대통령이 여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것은 모든 문제를 공방으로 바라보는 관점이다. 이 후보가 한 수 받아쳤으니 이제 대통령은 어떻게 받아칠 것인지 보겠지만 저는 현재 대통령으로서 이미 밝혀왔던대로 성역없이 수사받겠다. 측근비리에 관해서는 오늘중으로 특검임명할 것이다. 대선자금에 관해서는 앞으로 특검을 정해주시면 정말 이의없이 특검을 받겠다. 저도 두번의 검증을 받아야 하고, 검찰은 수사의 공정성에 관해 검증받을 것이다. 그렇게 조사받겠다. 그냥 제가 자진해서 검찰 나가고 하진 않겠지만 수사상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와서 조사받으라고 하면 가서 조사받겠다. 이 후보가 특별히 밝힌 것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밝히는 문제에 관해서는 사실에 대해 지금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바로 또다른 공격을 불러일으킨다. 추상적으로 `10분의 1' 얘기를 했는데 이것도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그래서 그러지 않겠다. 대통령자리의 특수성이다. 수사 끝나면 다 밝히고 신임을 구하겠다. --대통령이 대선자금 언급한 취지는 원래 대선관행상 돈이 얼마나 쓰였는지 국민에게 실상을 보여주고 정치개혁을 하자는 목적인 것으로 아는데 검찰수사는 처벌을 전제로 한다. 검찰이 기업수사 과정에서 딜 즉, 거래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수사가 그렇게 끝나면 검찰수사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여지를 안고 가는게 아닌가 한다. 지난 7월 대선자금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할 때 국민합의를 전제로한 면책을 얘기했다. 대통령이 국민을 설득해서 그런 방향으로 이끌 생각은 없나. ▲이미 늦어버린 것 같다. 7월에 제가 드린 말씀은 우리가 모두 선거자금을 공개하고 검찰의 검증을 받고 국민에 용서를 구하자는 것이었다. 그때 만일 우리가 실제로 장부를 제출하고 여러가지 계좌를 함께 공개하고 검찰이 수사하게 됐다면 지금같은 불법자금이 다 드러났을 지는 몰라도 그 과정에서 거의 전모가 드러날 것이다. 돈의 입구에서 수사하는 방법도 있으나 출구에서 하는 방법도 있다. 지구당에 나눠준 돈과 현금을 직접 나눠준 돈은 원채 당사자가 많기 때문이다. 회계처리를 보면 그 안에 소위 선거자금을 비롯한 불법자금의 구조적인 내용을 볼 수 있게 돼 있다. 정당이, 또 후보가 쓴 자금의 구조적인 모습을 다 드러내고 앞으로 이런 구조적인 관점에서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지 정치인이 마련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그때 제 제안마저도 조금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불법자금이 숨겨진 게 이렇게 많은데 단서가 포함된 정당장부를 감히 어떻게 내놓겠나. 이런 어려움이 있다. 민주당은 내놨다. 민주당이 아니라 제 선대위는 제출했다. 세계 어느나라 역사를 봐도 정치자금 고해성사가 한번도 없었던 것을 보면 준 사람의 관계가 어렵고 그런게 아닌가 생각한다. 독일 콜 전 수상이 정치자금 문제가 나왔을 때 끝내 출처를 말하지 않은 것을 보면 자기를 도와준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는 것같다. 지금은 입구에서 조사하기 때문에 처벌이 전제되지만 제가 여기서 출구를 조사하라고 말하기도 두려우나 선거자금은 구조적인 전모를 파악하는 방향으로 가 입구와 출구가 맞아 떨어지면 검찰수사가 얼마나 공정한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딜 문제는 아는 바 없고 그저 수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딜 있는지 알 수 없고 저도 매우 힘들고 가혹하게 수사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면책문제는 지금 논의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것같고 아마 수사 끝나고 난 뒤 국민여론을 지켜보며 생각해볼 수 있겠으나 총선을 마주하고 있어 서로 대화와 협력보다는 대결적 분위기가 더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는 총선이후에라도 이번에 수사만 제대로 되고 정리만 제대로 되면 총선후 이 상처를 씻을 수 있는 대화합조치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하고 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썬앤문 1억원 수수, 장수천 문제 등 대통령측의 대선자금문제가 상당부분 드러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말해달라. 또한 측근인 안희정, 이광재씨가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았는데 소회는. ▲미안할 따름이다. 정말 정치를 하면서, 후보를 하면서 대통령이 되리란 기대도 높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되면 정말 이런 의혹으로 시달리지 않는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철저하게 한다고 노력했지만 철저하게 하지 못했고, 그렇게 해서 지금 국민 여러분께 부끄러운 모습이 돼 있어 미안할 따름이다. 심경으로는 모든 것을 아는 대로, 모르는 것은 알아서 말하고 싶다. 지난번 안희정씨가 나라종금 문제로 수사를 받을 때는 국민들에 대한 고백이라는 측면보다 안희정씨가 너무 어려움을 겪는것 같고, 내가 아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수사가 되는 것 같아 사실을 밝히려고 했다. 많은 참모들이 대통령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점과 수사에 영향을 주는 말로 비쳐져 많은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해서 가슴은 아프지만 말을 못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모든 문제에 대해 속시원히 말하면 당장 그 이후부터는 마음이라도 편할 것 같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나는 다 안다고 말했는데,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거짓말을 한 것밖에 안되고 검찰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비쳐질 수도 있고...그런 여러가지가 있어서 수사 끝나고 제 양심껏 국민께 보고드리겠다. --개각에 관한 구상과 열린우리당 입당의향에 대해 밝혀달라. ▲개각은 연말에 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쇄신차원의 개각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30개월 이상 장관으로 재직하는 것이 평균이고 일본도 20개월을 넘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박정희 대통령때 20개월 정도였지만 노태우 대통령때 13개월로 줄었고 이후 10개월로 줄었다. 이렇게 해선 국정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정국돌파용으로 개각했기때문이다. 검증이란 없던 제도가 생겨 임명 즉시 탈락하는 사람이 생긴것도 재직 기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장관은 가급적 오래 일하게 하고 싶다. 총선 끝나고 나면 이 원칙 주장하기 쉽지 않다. 끝나고 인사 있지 않겠느냐. 지금 하는 것은 중간 성격의 개각이다. 지난 1년 평가해서 내년 정부 목표에 맞게 전략적 관점에서 하는 인사다. 이 자리 꼭 바꿔 새로운 목표를 추진해야 할 경우나 아무리 대통령이 신임하더라도 국민이 신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여론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 큰 폭의 인사는 없다. 문책 인사는 하지 않는다. 정치 할 분은 지금 빨리 사표 내라고 했다. 그리고 스스로 업무 추진과정에서 신뢰 잃어 감당하기 어려운 분에 대해 일부 개각이 있을 것이다. 입당 문제를 지금 피하는 이유중 하나는 허물에 대해서 조사가 진행중이어서 실제로 조사 안받더라도 국민들에게 겸손히 조사받는 모습으로 임해야하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와중에도 할 일은 또박또박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시도 국정을 놓치지 않고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챙키는 모습을 원할 것이다. 지금 정치적 추이를 갖고 총선전략에 임한다든지 이런 것이 좋은 자세는 아닌 것 다. 대통령은 정치인이고 정당에 입당해 선거운동할 수 있어야 한다. 법적으로 제약은 있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는 아닌 것 같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의 원수, 국군통수권자이다. 지난 2월 취임식에서 헌법을 수호하고 대통령의 직책을 임기내까지 준수하겠다고 했다. 지난 5월`대통령 못해먹겠다'면서 재신임 묻고, 최근에는 `대통령직을 걸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많은 국민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대통령직에 대한 생각과 관(觀)은 무엇이냐. ▲질문한대로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책임자이고 최종의 책임자이다. 국가를 보위하고 살림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관리하고 앞으로 넉넉하도록 해야 한다. 때때로 부닥치는 위기를 관리해야 하고, 한국이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안정감과 신뢰감을 함께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과거처럼 큰 권력을 휘두르고 외형상 권위를 갖는다고 이런 일을 잘 수행하는 게 아니라 정직성, 성실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갖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과 동떨어진, 하늘에서 온 사람이 아니라 국민과 살갗을 맞대고 호흡을 함께하는 평범한 시민의 정서를 갖고 있어 정직성을 신뢰할 수 있고 인간적 정서가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낮은 대통령', (대통령)후보때도 `낮은 대통령' `겸손한 대통령' 얘기했다. 그런데 그것이 조금 지나쳤나 보다. 그래서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말이 분위기와 애교라고 생각해 했는데 그 뒤로는 안쓴다. 재신임 (발언이) 나오니까 `가벼움 아닌가'하는데 이것은 다르다. 대통령은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언제든지 책임지려는 자세를 가진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민을 안심하게 할 수 있는 대통령이다. 권력에 집착하고 연연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리를 지키려 한다며 무리가 따르고 국가에 왜곡이 생긴다. 지금은 마음을 비우고 있다.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로 하고자 한다. 이번의 정계은퇴 얘기는 강조어법으로 받아들여 달라. 대한민국에 지금처럼, 이처럼 제 잘못에 기인한다 할지라도, 이렇게 흔들리는 대통령 오래가면 좋지않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신임이 정리돼야 한다. 일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저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민에게 다시 신뢰받고 일할 수 있는 신임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설사 결과가 그렇지 않다 할지라도 일하는 마지막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할 일이 표류하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결단코 제 할 일은 표류하지 않는다. 다 챙기고 있다. 그렇게 이해해달라. ▲(마무리 발언) 지금 모두 힘들다. 아까 말한대로 되도록 모두 협력해 빨리 이 상황을 매듭짓고, 개혁.개선할 것은 개혁.개선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면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오고, 뿐만 아니라 이후는 정치문화가 한단계 진보, 발전한다고 굳게믿고 있다. 이를 그저 혼란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로 가기 위한 진통의 과정, 앞으로 부정부패에 대한 더 큰 면역력을 갖기 위해 홍역을 치르는 과정으로 굳게 믿고 있다. 국민여러분도 그런 관점에서 희망적으로 오늘의 상황을 해석하고 돌아봐주면 고맙겠다. 제가 무슨 작전으로, 공작으로 수사를 지시해서 시작, 이판이 벌어진 게 아니다.지난 대선이 끝난 다음 상당히 허물이 많으나 그럼에도 그전보다 우리가 대통령 선거 비용을 10분의 1로 줄였다. 선거혁명을 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저는 불법자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우리가 평가했던 평가 또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그냥 우연히 얻어진 게 아니라, 후보와 함께 한 정치인, 많은 국민이 힘을 합쳐 만들어 낸 우리의 소중한 신화라고 생각했다. 아마 여러분도 크게 부인하진 않을 것이다. 이것은 소중한 의미가 있다.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87년에 비해 92년, 92년에 비해 97년, 97년에 비해 2002년, 날로 선거문화가 달라졌고 그만큼 우리 민주주의가 진보하고 있다. 오늘의 홍역이 이 다음 한국정치의 한걸음 향상과 진보를 향한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지금 이 시점에도 힘과 마음을 모으면 좋겠다. 힘을 모아 제도를 개선하고 정당문화도 개선하는 노력을 정치인도 하고, 국민들도 정치인이 떠넘기기, 숨기기, 모면하기가 아니라 정치를 바꾸기 위한 노력으로 갈 수 있도록 힘을 함께 모아주면 좋겠다. 저 스스로 추호도 모면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자꾸만 환경이 그렇다. 끊임없는 의혹제기로 공격과 방어를 진행, 스스로 방어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그러면 국민들에게는 싸움으로 비쳐지고 반성하지 않는 정치가 된다. 이런 방향이 바로 잡히도록 취재, 보도하는 여러분도 잘 유도해 주면 고맙 겠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강영두 민영규 김범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