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대변인이 30일 핵억제력 강화를 재차강조하면서 북핵 6자회담에 더 이상 어떤 흥미나 기대도 가질 수 없다고 말해 이번회담 결과에 대한 북한의 실망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러나 회담결과에 대한 이러한 북한의 입장을 회담에 참여한 6개국이 외교 채널을 통해 장소와 일정을 논의하기로 한 후속회담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북한이 지적한 회담 무용론은 후속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표현이라기 보다는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의 기대만큼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더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풀이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9일 6자회담 폐막 직전의 관영 조선중앙통신 보도와 30일 외무성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기존의 '선핵포기'보다 더 많은 것을 북한에 요구하고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미국이 '선핵포기'외에 미사일, 재래식무기, 인권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중앙통신은 "한계를 넘어도 너무 넘는 강도적인 요구"라고 지적했고 외무성대변인은 "기존의 '선핵포기' 주장보다 더 후퇴한날강도적인 요구조건"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당초 이번 회담에서 문서형식이 아닌 구두로라도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어느 정도의 진전이 있기를 희망했다. 북한은 지난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서 최소한 '미국의 정책전환의사 대 조선의 핵포기 의사' 표명 정도라도 합의가 이룩되어 모처럼 마련된 대화과정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하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어 "그러나 이런 기대마저 사라진 조건에서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으로 볼 때 북한이 이번 6자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은 기대에 못미친 미국의 태도에 대한 아쉬움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북한의 '핵억제력 강화' 발언도 이미 예견됐던 것이며 기존의 북한의 입장을 재차 표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 외무성대변인은 지난 13일 북핵 6자회담에 앞서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의최대의 아량에도 불구하고 이번 6자회담이 또다시 우리를 무장해제하기 위한 함정에불과하다는 것이 확인되면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도 핵억제력을 포기할 수 없게 될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6월부터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핵억제력'을보유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으나 이번 6자회담에서 "핵무기 그 자체를 가지고 있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며 "우리의 핵억제력은 무턱대고 그 누구를 공격하기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철두철미 자위적인 정당방위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남광식기자 ksn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