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언론은 27일 3자회담에 이어 6자회담이이뤄지기 까지 핵심적 역할을 해온 중국의 `새로운 외교노선'을 집중 조명했다. 이미 한국과 수교하고 한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이 된 `북한의 마지막 동맹국' 중국은이번 6자회담 중재를 통해 실리 추구와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라는 외교정책적변화를 더욱 확실히 굳혔다고 독일 언론은 평가했다. 중도좌파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SZ)은 "중국이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적 위기에 대한 적극적 중재자 역할을 맡은 것은 자국 접경 지역에 `핵무기를 휘두르는 무법자'나 미군의 접근 배치, 북한 정권 붕괴로 혼란이 야기되는 상황을 원치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Z는 북한과 중국 간의 오랜 `형제관계'를 구체적으로설명한 뒤 중국의 자세 전환은 북핵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는 데다 개혁.개방이후 국제적 교역과 경제문제가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분석했다. 진보적 일간지 타게스 차이퉁(TAZ)은 "중국은 한국전쟁에서 북한의 생존을 위해100만을 희생시킨 나라임에도 지금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TAZ는이어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한 인사가 자사 기자에게 "만약 중국이 국제사회와 전통적 형제국가인 북한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지금은 국제사회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우파지인 디 벨트는, 6자회담의 최종목표는 "북한의 핵개발을 막고, 독재자를무력화하며, 서울을 매일 위협해 왔던 김정일의 군사장비들을 파괴하는" 것이라면서회담의 성공과 최종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 벨트는 "중국이 북한 필요 식량의 절반을 공급하고, 중국에서 제공하는 전력이 없다면북한은 마비에 빠질 상황이므로 중국 정부가 원하기만 한다면 6자 회담은 적어도 소규모 성과는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옛 동독 시절 당 기관지 역할을 했던 `노이에스 도이칠란트'는 "중국 지도부가오랫 동안 전면에서는 북미간의 직접적인 양자회담 만이 실질적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북한 측 입장을 따랐지만, 막후에서는 국제사회의 입장에 접근하려는적극적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회담에서 "획기적이며 신속한 합의도출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기나긴 행군, 그리고 양보와 보상을 다투는 포커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또 "북한이 국제사회 지원을 얻기 위해 내놓을 것은 '핵 프로그램'의 포기 외에는 없는, 궁지에 몰려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려면 협상에 나서야 하며, 북한의 안보 우려도 고려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면서 "성공의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