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의 외무장관들이 베이징(北京) 6자회담 목전에서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접점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6자회담에 대비해 13~14일 한.미.일이 차관보급 정책협의회를 재가동했고, 남.북한과 러시아간 차관 접촉이 잇따라 열렸지만, 한.중.일 외교 수장들이 상호방문해북핵 해법을 논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 언론들은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외상이 6자 회담과 관련한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22-23일 이틀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가와구치 외상은 방문기간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에 이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도 만나 6자회담에서 북한에 내놓을 제안을 놓고 상호 의견을 교환할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은 10일부터 6일동안 일본과 한국을차례로 방문해 6자회담 대책을 논의했다. 리 부장은 일본 방문중 가와구치 외상에게 일본인 피랍문제는 북-일간의 현안인만큼 6자회담이 아닌 별도의 회담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회담의 '사전정지작업'을 벌인 바 있다. 이에 따라 가와구치 외상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한.중.일 3국간 입장이 어느 정도 정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가와구치 외상의 방한이 9월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선거후 각료 교체가 예상됨에 따라 이뤄지는 이른바 '의전차원'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윤 장관은 인수위활동 시절을 포함 3차례나 일본을 방문한데 비해 가와구치 외상은 참여정부 출범이후 한국을 한차례도 공식방문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방한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가와구치 외상은 지난 1월 중순 방한했으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접견이 취소된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차관보급 6자회담을 앞두고 한중일 3국의 장관들이 움직인 점은아주 이례적" 이라면서 "이번 회담에 부여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장관들이 직접나서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