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의 현대비자금 수수설을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에 대한 민주당 동교동계의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한 동교동 관계자는 "검찰이 이익치의 말만 듣고 놀아나고 있다"면서 "그 X은우리하고 전생에 무슨 원수를 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전 회장은 최근 검찰에서 "권 전 고문에게 총선 직전인 2000년 3-4월쯤 김영완씨를 통해 100억원 이상의 현찰을 전달했다"고 밝혔고, 앞서 대북송금 특검에서는 "박지원(朴智元)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150억원 어치의 CD(양도성 예금증서)를 서울 모 호텔에서 전달했다"고 처음 진술했기 때문이다. 검찰로서는 권 전 고문, 박 전 실장과 가까운 무기거래상 김영완씨와 절친한 사이이고, 과거 현대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이 전 회장의 증언에 무게를 두지 않을 수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이 전 회장이 이를 악용해 `장난'을 하고 있다는 것이 동교동측의 주장이다.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권 전고문이 빌렸다는) 110억원은 현대비자금하고는전혀 관계가 없는 돈"이라면서 "이익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고, 권전고문의 변호인인 이석형 변호사도 "검찰이 이익치씨의 말만 믿고 권 전고문이 현대비자금을 받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이익치씨는 지난 97년 대선때 이회창(李會昌)씨의 동생이자 경기고 1년 후배인 이회성씨에게 30억원을 건넸으며, 지난 대선때는유력한 대선주자였던 정몽준 후보를 침몰시키기 위해 국내외에서 수차례 기자회견을통해 일격을 가했던 사람"이라며 `이익치-이회성-한나라당'간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이익치는 고 정몽헌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으며 거의현대증권의 오너 노릇을 했던 사람인데도 정 회장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파렴치한"이라면서 "과거 자신이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 등으로 구속됐을 때 청와대에 구명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데 앙심을 품고 보복극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