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3일 오후(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진보정치 지도자회의'에 참석중인 민주당 정동영(鄭東泳)의원을 통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북한 핵문제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오는 20일 방한을 앞두고 있는 블레어 총리에게 북핵문제는 남북한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문제'임을 강조하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영국의 적극적인 역할과 지지를 요청했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블레어 총리는 20일 한국을 방문해 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력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블레어 총리는 당초 미국과 중국, 일본을 순방할 예정이었으나 북핵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한국방문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11~13일 사흘간 진행된 '진보정치 지도자회의' 원탁회의 및 주제별 토론회 등 공식, 비공식 회의를 통해 블레어 총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 등 서방 정치지도자들을 만나 "북핵문제의평화적 해결을 위한 유럽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는 노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앞서 12일 열린 '세계 차원의 통치'를 주제로 열린 국제 안보 문제에 대한 주제별 토론에서 "북핵문제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을 위해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는 만큼 북한도 벼랑끝 전술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국제사회와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세계각국의 중도좌파 정치 지도자들간의 모임인 '진보정치 지도자회의'는이날 사흘간의 정상 및 원탁회의, 주제별 토론회 등 공식 일정을 마감하고 폐회했다. '제3의 길'을 입안해 블레어 정부의 이론적 뒷받침을 제공했던 앤서니 기든스 런던정경대학장은 이날 폐회사를 통해 "성장과 분배의 정의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전세계 진보세력은 또 한차례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정치 지도자 회의에는 블레어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정치 지도자들과 각국의 중도 좌파학자, 정치인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