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국가정보원에 대해 "정권이 국정원에 대해 지금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요구하지도 않아 불안해 할지 모르나 정권을 위한 국정원 시대는 이제 끝내고 국민을 위한 국정원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게 나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취임후 처음으로 국가정보원을 방문, 업무보고를 받고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직원 170여명과 구내식당에서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국정원 개혁'을 역설하며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국정원 개혁의 첫째 목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국정원이 국가안전을 위한 전문정보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개혁은 밖에서 타율적으로 요구하면 일회성에 그치고 말기 때문에 여러분 스스로 개혁을 주도해야 1차에 이어 2, 3차 개혁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 "잘 할 것으로 믿고 여러분에게 다 맡기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 개혁에 대한 직원들의 질문에 "개혁노력에 만족한다"고 평가하고 "국정원은 과거 어둡고 부정적 이미지를 준 시절이 있었지만 이젠 국민이 염원하는 방향으로 변모, 개혁의 성공사례가 나오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세청과 검찰, 경찰, 국정원 등 4대 권력기관에 의지하지 않는 정부를 탄생시키고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국민을 위해 민첩하게 봉사하는 업그레이드된 정부를 여러분과 같이 만들고 싶다"며 "여러분이 확실하게 변화를 준비해 달라"고 거듭 변화를 강조했다. `국정원을 마약과 국제범죄 퇴치 총괄기구로 승격시킬 의향'에 관한 질문에 노대통령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지속적인 개혁으로 국민 신뢰를 얻게 되면 그런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