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1일 "금융부문과 달리 실물경제에서는 산업의 활력이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고,불안한 징후가 있다"며 "그러나 실물경제 활력을 찾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아무 것이나 쓸 수는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3급이상 중앙 행정부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조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따라서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력을 해치지 않는 건전한 경기부양책만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원칙에 따라 정부와 한국은행이 적절히 대응해 나가고 있지만 실물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며 "그런 여건조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번 미국방문 때나 일본방문 때 많은 경제인들이 동행했고,우리 경제의 투명성과 공정성,시장경제 원리에 따른 개혁의 진행을 강조한 것은 투자 분위기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상 처음으로 시도된 대통령의 인터넷 조회는 이날 오전 8시50분부터 28분동안 진행됐다. 1천여명의 고위직 공무원들은 개인컴퓨터에서 미리 받은 ID와 비밀번호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속,노 대통령의 발언을 들었다. 노 대통령 발언에 앞서 지난 1백일을 '히딩크의 리더십'에 비유한 동영상이 상영됐다. 노 대통령은 방미·방일외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결코 미국과 일본에 가서 우리 민족과 국가의 자존심을 훼손한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방미·방일의 목적은 북핵의 평화적 해결,한국경제와 국정안정에 있었고,그런 면에서 상당히 안정된 합의수준에 도달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공직사회에 대해 노 대통령은 "개혁과 국민통합에 대한 강렬한 희망이 있지만 이 일은 대통령 혼자 할 수 없고 공직사회가 뒷받침해야 한다"며 "결국 정부혁신이 모든 개혁의 출발점이자 마지막"이라고 역설,공무원들에게 개혁의 첨병역할을 할 것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오늘은 대통령말이 일방적으로 전달됐지만 앞으로 쌍방향 대화가 가능하도록 하자"며 온라인 조회 발언을 마쳤다. 진행과정에서 동영상이 중간에 끊기거나 음향상태가 고르지 않은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노 대통령은 조회 직후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편성과 관련,"각 부처들이 기존 예산에 신규 사업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하지 말고 기존 예산도 적극적으로 재검토해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면서 신규 사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