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뉴스위크 최신호(3월3일자)에 실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인터뷰 일문일답 요지다. --노 당선자가 미국과 평등한 관계를 요구한 데 대해 많은 미국인들이 우려하고 있다. 반한감정이라는 역작용이 우려되지 않는가. ▲대다수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나도 미국 사람들을 좋아한다. 우리가 부당하게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불만을 제기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 이것은 반미감정과는 다른 것이다. 지금 미국 주요 언론과 정부 관리들은 북한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것은 생사의 문제다.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미국에 지나친 모험을 삼가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미국의 일부 인사들은 한국이 북한 편을 드는 것으로 이를 해석해 언짢아 한다. 그들은 우리가 신의가 없다거나 미국에 진 빚을 잊었다고 말하고 있다. 여러분은 미국의 가치를 찬양한다. 그러나 많은 아시아나 유럽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자국의 가치체계를 다른 국가들에게 부과하려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미국이 요구하는 새로운 질서는 주로 정의지만 그것은 또한 일방주의적 성격도 지닌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아..(18초간 멈춘 뒤) 이 문제에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자. 나는 조금 불만이 있더라도 아내를 깊이 사랑한다. --북한이 정전협정 의무 이행 포기를 위협했는데 한국과 미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북한이 핵무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합리적으로 행동하기를 바란다. 문제는 북한이 특별한 국가라는 데 있다. 북한의 상황과 사고, 행동은 독특하다. 북한을 합리적인 대화의 상대로 만드는 것은 중요하고도 매우 어려운 과제다.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 전투병력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을 시사했다. 이런 조치가 불신을 줄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나. ▲대다수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미군이 한반도에 머물기를 원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주한미군 규모의 감축과 재배치에 대한 한국의 요청이 전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며 우리가 미국에 애원하더라도 미국이 떠나기로 결정한다면 주한미군은 떠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의) 포기를 걱정하나. ▲많은 한국인들이 그런 우려를 갖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자국민 100만명 이상을 죽게 함으로써 정권을 유지해온 점을 들어 이라크 정권 교체 주장을 매우 강력히 펼쳐 왔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가 성립되지 않나. ▲모든 정부가 민주적이고 도덕적이라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국제질서를 들여다 보면 우리는 한 국가가 민주주의나 도덕성, 인권의 잣대로 다른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 사례를 볼 수 없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난다면 북한과 관련해 어떤 문제를 우선적으로 강조할 것인가. ▲밝히고 싶은 점은 두 가지로, 서로 연관돼 있다. 북한이 개방 중이며 이미 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정권 안보와 정상적인 대우, 경제지원 등 그들이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을 우리가 제공해 주면 그들은 기꺼이 핵 야심을 포기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을 범죄자가 아닌 협상의 상대로 대우해야 한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