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특위는 21일 고건 총리 후보자 및 16명의 증인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이틀째 청문회를 열고 고 후보자의 장남 및 친·인척 관련 재산문제와 10·26사태 및 5·17 당시의 행적을 집중 추궁했다. ◆장남 및 친·인척 회사 비호의혹=민주당 이호웅 의원은 "고 후보자가 서울시장 등으로 재직하던 시절 후보자의 장남과 친·인척 재산형성 과정에 각종 의혹이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고 후보자의 사촌형과 조카가 경영하는 코리아데이타시스템즈(KDS),i인프라,이사이트랩,두고테크 등이 고 후보자 장남이 운영하는 바로비전에 설립자금의 상당분을 제공한데 이어 2억원의 단기대여도 해줬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특히 "사촌형이 운영해왔던 KDS는 타이거풀스의 주식을 보유,체육복표 사업자선정을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였다"면서 "세간에는 당시 서울시장이던 후보자가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로부터 받은 주식을 사촌형 회사에 맡기고,그 대가로 컨소시엄에 참여시켜주었다는 의혹이 있다"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자는 "친·인척들이 장남회사에 투자를 한 것이지 자금지원을 한 것은 아니다"며 "친·인척 간에도 청탁을 않는 게 엄격한 가풍"이라고 답했다. 그는 "체육복표 사업 등과 관련한 주식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장남의 경우 시장을 그만둔 후 회사가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10·26 및 5·17 당시 행적=5·17 당시 고 후보자의 행적과 관련,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신두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당시 정무수석이었던 고 후보자가 20일이나 출근을 하지 않은 행적은 고위공직자의 무단근무지 이탈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행동은 해임이나 파면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당시 최규하 대통령이 아버지가 아들을 보는 마음으로 젊은이의 장래를 보는 후덕한 마음으로 의원면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당시 위치상 사표제출 여부를 모를 수도 있으며,잠적이라고 밝힌 것은 이후 비서관들의 모임에서 얘기를 듣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10·26 당시 행적에 대해 당시 고건 정무수석의 비서였던 백형원 증인은 "10·26 다음날 아침 청와대 신관 비서실에서 근무하던중 고 후보자가 구내전화로 '나 본관에 있어'라고 전화한 바 있다"고 증언했다. 정종호·김동욱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