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개혁특위(위원장 김원기.金元基)가 현지도부의 조기 퇴진을 염두에 둔 '2단계 전당대회'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 지도부의 핵심인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정균환(鄭均桓) 총무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2단계 전대안은 2월 전대에서 당 개혁안을 마련하고 과도 지도부를 구성한 뒤 올해 하반기에 신당창당 수준의 개혁과 정식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짓는다는 내용. 여기에는 당 개혁작업이 완료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 이전에 일단 현 지도부를 사퇴시키자는 뜻이 깔려 있다. 인적청산과 신당창당 논의를 주도해온 열린개혁포럼 준비위원들은 8일 오전 모임을 갖고 2단계 전대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순형(趙舜衡) 신기남(辛基南) 장영달(張永達) 이재정(李在禎) 이강래(李康來) 이종걸(李鍾杰) 의원은 이날 모임에서 "2단계 전대안은 현 지도부가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고 당이 개혁안을 추인, 단기적으로 개혁과제를 선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들은 또 1단계 전대를 열지 않고도 당무회의나 중앙위원회를 통해 과도 지도부 선출과 개혁안 추인을 하는 방안도 병행추진하기로 했다.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북핵특위 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상징적으로 한 대표가 물러나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퇴대상으로 지목된 한 대표와 정 총무측 등 현 지도부와 구주류는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2단계 전대안이) 개혁안이면 만들 것이고 개혁이 아니면 안 만들 것"이라고 말하고 '2단계 전대안이 개혁과 직결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며 우회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정 총무측은 "2단계 전대안의 내용과 배경을 몰라 지금은 말하기 어렵지만 9일 최고위원회의 때는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한 대표처럼 차기당권에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모르지만 지금 지도부 전체가 책임지고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면 다시 출마할 수가 없다"며 사퇴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고 정대철 최고위원이 전했다.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 취임전 개혁안을 마무리짓고 취임후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며 "전당대회를 두번 여는 것은 낭비"라고 말했다. 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도 "노 당선자 취임 시기에 하루빨리 당이 안정돼야 하는데 2단계 전당대회를 실시하면 1단계 전당대회가 끝나도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며 "지금부터 준비해서 내달중 전대를 열고 개혁작업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