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발표된 노무현 '정책사단'의 특징은 학계에서 그간 주목받지 못하던 '유럽파'와 '지방대' '진보성향'의 대거 등용이다. 경제분과위의 한 축을 맡게 된 김대환 인하대 교수는 영국 옥스퍼드대 박사 출신이다. 사회.문화.여성 분과위 간사로 임명된 권기홍 교수는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국민참여센터 본부장에 선임된 이종오 계명대 교수는 독일의 마부르크대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해외유학파 간사 6명중 절반이 유럽에서 공부했다. 미국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분배와 형평 등 사회통합을 강조하는 노 당선자의 이념성향이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인수위 간사들의 '간판'에서도 명성보다는 실력을 중시하는 노 당선자의 인사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대구상고를 나온 김병준 정무간사는 국민대, 김대환 간사는 인하대, 이종오 간사는 계명대에서 재직하는 등 과거 서울대 연.고대 일색과는 거리가 먼 인사다. 인수위 간사들은 또 진보적 색채가 짙다. 경제1분과위 간사로 임명된 이정우 교수는 소득분배의 불균형과 빈부격차 해소, 저소득층 대책 등과 관련된 논문을 많이 썼다. 김대환 교수는 한국노총 자문위원,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을 맡는 등 현실참여 활동을 왕성하게 해온 진보성향의 학자다. 김병준 교수는 대표적 지방분권론자로 노 당선자의 '지방자치경영연구원' 이사장과 정책자문단을 이끌며 당선자를 가장 오랫동안 가까이서 도왔던 핵심 인물이다. 현 정권에서 일했던 인사의 재발탁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종오 국민참여센터 본부장은 대통령 직속 반부패특위 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고, 권기홍 교수는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공직사회의 안정성을 강조해 노 당선자의 배려흔적이 엿보인다. 한편 이번 인선에서 대구.경북 출신이 4명이나 기용돼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노 당선자 측에선 "지역안배는 전혀 없었으며, 철저히 능력위주로 인선했다"고 설명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